[기자수첩]정말 '1∼2인가구' 위한다면…

[기자수첩]정말 '1∼2인가구' 위한다면…

최윤아 기자
2012.03.20 05:25

 "요즘 젊은 사람들이 집주인 바로 옆집에 살려고 하겠어요? 그 돈이면 풀옵션 다된 원룸도 구할 수 있는데…."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조합원 A씨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울시가 부분임대 아파트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시는 지난 7일 전용 60∼85㎡ 미만 20%, 85㎡ 이상 20%에 대해 부분임대 평면을 적용하라는 권고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남구가 제출한 '개포주공1단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부분임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시가 주장하는 부분임대 아파트의 원주민 재정착, 1인 주거공간 확충 효과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들여다보면 설득력이 있다. 현재 개포주공1단지 세입자 대다수는 전세금은 부족하지만 자녀를 좋은 교육여건에서 키우고픈 3∼4인가구가 차지한다. 부분임대 아파트라고 해봐야 결국 원룸인데 이같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1인 주거공간 확충이라는 목표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1인가구는 결국 20∼30대 대학생이나 직장인인데 눈치 보기 싫어하고 프라이버시를 소중히 생각하는 이들이 벽 하나를 두고 집주인과 맞닿아 있는 공간에서 살기 원할까. 풀옵션이 갖춰져 있지 않아 개인가구들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실제 이런 이유로 국내 최초로 부분임대 평면이 적용된 동대문구 휘경동 주공아파트는 부분임대 아파트을 찾는 세입자가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해 부분임대 평면을 내걸고 분양한 '신동백 서해그랑블' 역시 817가구 중 556가구만 청약해 대거 미분양됐다. 시장전문가들이 부분임대 아파트의 실효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후 줄곧 1∼2인가구를 위한 주거공간을 확충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1∼2인가구가 전체의 48%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니 방향 설정은 옳다. 하지만 정작 1∼2인가구의 자본력이나 선호공간에 대한 조사는 미흡해 보인다. 개포주공1단지 부분임대 실효성 논란이 이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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