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 손자볼 나이에 '늦둥이' "주책" 비아냥에…

56세 손자볼 나이에 '늦둥이' "주책" 비아냥에…

민동훈 기자
2012.07.24 08:00

[인터뷰]김학규 한국감정원 기획본부장

- 손자볼 나이 입양결정…"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

- 장학금·유연근무제 등 감정원 출산장려책 한 몫

 "다음달에 늦둥이를 보게 됐습니다. 축하해 주세요."

 최근 김학규 한국감정원 기획본부장(56·사진)은 매사에 싱글벙글이다. 이미 3남2녀를 둔 아버지인 그에게 여섯째가 허락된 까닭이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늦둥이 소식에 축하인사를 건네다가도 이미 다섯 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화들짝 놀란다.

 고물가에 치솟는 사교육비 등으로 하나만 낳아 기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요즘 젊은 부부들에게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섯째를 보게 된 김 본부장은 '별난 사람'이다.

 김 본부장의 큰아들은 올해 서른둘이다. 남들은 손자볼 나이에 막내를 키우게 된 것이다. 주책이란 비아냥과 할아버지, 할머니뻘 부모를 두게 될 아이의 입장은 생각지도 않은 무책임한 선택이라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는 그에게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기쁨이야말로 자신에게 허락된 '신의 은총'이자 '의무'라고 생각해서다. 김 본부장은 "부모로서 젖먹이가 사랑 속에서 자라나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잡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큼 보람되고 가치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는 일은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의무"라고 말했다.

 사실 다음달 김 본부장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될 막내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다. 입양에 대한 주위의 편견과 무지가 여전한 상황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월급쟁이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양육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그는 "다섯 자녀를 키우고 나니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가 있었다"며 "입양한 아이를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은 개인적 욕심을 떠나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의 가족 중심적 가치는 직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그가 몸담은 감정원은 최근 '즐거운 출산, 행복한 육아'라는 슬로건 아래 '마더프로젝트'(마음을 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다섯남매를 키우며 가족과 일의 양립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몸소 체감한 김 본부장에게 '가족친화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경제적 부담없이 출산과 육아가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감정원은 출산축의금과 다자녀 장학금, 육아스케줄에 맞춘 '유연근무제',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등 다양한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자녀가정인 김 본부장이 입양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실제 이러한 출산장려책에 힘입은 바 크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특히 출산·육아와 직장을 병행해야 하는 여직원들에게 사회적 배려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공기업이 앞장서야 한다"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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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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