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의 연이은 뒷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분양시장 이상과열 대응부터 갤럭시 노트7 폭발 대응까지 연이어 논란이 되면서 국토부를 향한 날 선 비난들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할 국토부가 기업의 입장을 우선 고려했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부는 올 초까지만 해도 주택 공급과잉 우려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무자들이 공급과잉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장관조차 공급과잉이라는 단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국토부의 생각은 불과 반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국토부는 지난달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의 공급과잉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주택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양시장 이상 과열에 대한 국토부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위례신도시, 강남 재건축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위반이나 불법전매 행위가 만연했지만 국토부는 불법거래의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비난이 점차 거세지자 뒤늦게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대응이었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인식될 만큼 혼탁해진 시장질서를 되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갤럭시 노트7 항공기 내 반입 금지 결정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배터리 폭발 논란이 있는 갤럭시 노트7의 항공기 내 반입에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이틀 만에 뒤집은 것.
국토부는 추석 연휴 직전 삼성전자 관계자와 면담을 가진 후 항공기 내 갤럭시 노트7 반입을 허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해외 공항에서 갤럭시 노트7 휴대를 금지하는 결정이 잇따르고 삼성전자마저 국내 사용 중지를 권고하자 앞선 발표를 번복하고 규제에 나섰다.
항공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가 삼성전자와 외신의 말만 듣고 이랬다저랬다 말 바꾸기를 하는 모양새다. 국토부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한 것이자 국민 안전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시한 것이라는 여론의 비판에 변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국토부가 소신 없이 갈지자걸음을 하는 사이 정책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변수 속에 사는 국민들이 위험을 피할 수 있게끔 갈 길을 제시해주는 듬직한 등대가 돼야 한다. 이리저리 휘둘리는 등대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