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낯선 '지진 공포'에 대처하는 법

[기자수첩]낯선 '지진 공포'에 대처하는 법

신희은 기자
2016.09.21 04:30

경주 인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지진이 잇따르자 건축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형 지진과 그로 인한 재난에 대한 경험이 없다시피 한 국내에서 한 주간 400여차례 지속된 여진은 강도를 떠나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지진 발생 장소와 시기를 예측할 만한 과학적 기술을 갖추지 못했고 즉각적인 경보 시스템도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진이 닥치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나마 내년부터 새로 짓는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3층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존 건물도 내진 보강시 건폐율·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내진설계를 비교적 잘 적용하고 있는 고층 건물이나 공공 건축물 이외 전국에서 우후죽순 지어지는 저층 민간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가 절실하다.

문제는 기존 건축물을 보강하고 손보는 것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오래된 저층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진발생시 대피시설로 쓰일 전국 학교시설물 10곳 중 8곳이 법적 내진성능에 미달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하다.

건축물 안전과 정부 대응 시스템을 믿을 수 없는 경주 인근 시민들은 '생존가방'을 꾸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의 대처 매뉴얼 책자를 참고해 물과 비상식량, 손전등, 옷, 라디오, 헬멧 등을 미리 챙겨두는 것.

재난이 닥치면 즉각 행동할 수 있도록 요령을 익혀두고 구조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동안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아파트 입구나 건축물 안내표지판에 나오는 건물 내력벽 구조도 사전에 익혀둘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구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지만 내력벽 위치는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철거할 때만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

내력벽은 1980년대 지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으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밖으로 신속히 대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이 충격에 무너진다면 슬래브지붕, 비내력벽보다는 내력벽 옆 모서리 공간으로 대피하는 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역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안전하게 대피가 가능한 관공서나 공터 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미리 동선을 점검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무수한 지진을 경험하면서 쌓은 일본의 노하우를 빠른 시간 내 우리에 맞게 받아들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진에 대한 불안을 이기는 길은 결국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고 준비하는 길밖에 없다. 경주 시민들은 이미 이를 체득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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