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집 살만하다" 전문가 입 모았는데...전제 조건은 '이것'

"실수요자, 집 살만하다" 전문가 입 모았는데...전제 조건은 '이것'

김지영 기자
2026.01.04 07:30

[2026 부동산시장 전망]④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잇따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핵심 입지의 가격은 2026년 새해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소도시는 미분양과 거래 실종이 이어지며 약세가 고착화될 전망이다.올해 지방선거와 공급 대책 발표, 세제 개편 등 굵직한 변수가 예고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타이밍' 고민도 깊어졌다.

강남 신고가 지속될까…가격을 떠받치는 요소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전용 84㎡가 60억원대에 거래되며 다시 신고가를 썼다. 강남권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을 단순 과열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매물 잠김이 구조화된 가운데 자산가 중심의 장기 보유 전략과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맞물려 거래 가능한 물건이 희소해졌다. 몇 건의 실거래가 전체 시세를 이끄는 '고점 다지기'가 반복되는 이유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권은 고액 자산가의 대기 수요가 두텁고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가격 하방 경직성이 매우 강하다"며 "간헐적 거래만으로도 신고가가 반복되는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지 갈아타기를 기다리는 수요가 여전히 많아 서울 상급지와 수도권 핵심지를 중심으로 큰 폭의 급등보다는 완만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비사업 기대감도 가격을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새해에도 신고가 행진은 강남을 넘어 한강 벨트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비사업 기대와 브랜드 가치가 결합한 단지는 시장 조정기에도 상대적으로 버틴다"고 평가했다.

정책과 세제 변화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는 매물 부족이 심각해 현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 보유세 이슈가 불거지면 일부 매물이 출회되며 온도 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확실한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이 강남을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 AI융합학과 교수는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투자처는 제한적이어서 강남·한강권 신축과 재건축 예정 단지로 가격대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6년 ‘내 집 마련’ 체크리스트 6가지/그래픽=윤선정
2026년 ‘내 집 마련’ 체크리스트 6가지/그래픽=윤선정

지방, 회복보다 '차별화'…양극화 해소는 장기 과제

지방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과 수요 공백, 인구 유출이라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전체의 동반 반등보다 도시·생활권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세제 개선과 인프라 투자 같은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 윤 위원은 "양극화 해소에는 투자자의 단기 차익 유인을 줄이는 접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1주택 비과세 요건을 '보유 2년'에서 '거주 2년'으로 바꿔도 갭투자 억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지방의 회복 동력으로 "양도세 감면, 취득세 중과 배제 등 완화정책"을 제시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방 양극화를 풀려면 대출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 못지않은 일자리·교육·의료 인프라를 지방에 구축해 '굳이 서울로 갈 이유'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랩장은 "수도권 핵심지를 제외한 중저가·외곽지, 지방에서는 세금·대출에서의 확실한 우대정책이 필요하다"며 생애최초·실거주 중심 금융지원과 도심 정비, 생활 인프라 투자의 연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상반기 '산다 vs 안 산다'…"무주택 실수요자라면"

다수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상반기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무리하지 않는 자금 계획과 입지·상품 선별이 전제다. 공급 불안과 금리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거주 가치가 뚜렷한 곳을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남 연구원은 "입주물량 가뭄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매물 잠김이 이어질 경우,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체감가격 상승이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비사업이나 역세권 개발 등 가시적 호재가 있는 지역은 전고점 회복 전이라도 실거주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고 봤다.

윤 위원은 "2026년을 기점으로 공급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평균가격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보유세 등 정책 변수에 대비해 대출 구조와 유지 비용을 미리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고 교수는 "자금 계획이 마련된 실수요자라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매수 시점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신 교수는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에 휩쓸리기보다는, 교통·교육·자연환경·직주근접 등 거주 가치의 총합을 기준으로 시장을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현실적 조언을 덧붙였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지금 당장(Just do it)', 다만 다주택자는 굳이 주택 수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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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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