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우리은행에 퍼진 난초향기

[현장클릭]우리은행에 퍼진 난초향기

반준환 기자
2008.07.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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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우리은행 본점 로비가 짙푸른 녹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이종휘 행장의 취임 축하 난을 진열한 것으로, 우리은행에선 난향(蘭香)이 그윽했습니다.

이 풍경은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직원들이 화분들을 '구매'해 가져간 때문입니다. "화분을 처분하려면 그냥 나눠줄 것이지, 직원들에게 돈을 받았어야 했나"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사정을 알아보니 훈훈한 뒷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행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식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경제여건이 어려우니 축하 화분은 보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도착한 화분이 상당했고, 이순우 수석부행장과 조현명 상근감사위원에게 온 것도 많았습니다.

이 행장은 "화분들을 좀 더 의미있는 일에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하네요. 결국 우리은행은 임직원에게 화분을 공매하고, 여기에서 생긴 수익금은 서울 중구청을 통해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축하 난 화분이 로비까지 내려오게 됐습니다.

행원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합니다. 공매를 통해 동양난을 구입한 한 직원은 “저렴한 가격에 평소 갖고 싶었던 난을 구입한 데다, 어려운 이웃까지 돕게 돼 기쁘다”고 하더군요. 우리은행은 이번에 500만원의 수익금을 만들었고, 오는 9일 서울시 중구청을 통해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화분을 보내주신 분들도 마음이 기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모습은 이례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 행장 취임 이전에도 매년 창립기념일에 축하 화분 대신 쌀을 받아 지역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등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지요.

난향천리(蘭香千里)라 합니다. 우리은행에는 난초의 모습이 사라졌지만 향기만은 아직 남아있는 듯 합니다. 우리은행 고객들에게도 이런 향기가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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