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에 '中企대출 가산점' 저울질

은행, 지점에 '中企대출 가산점' 저울질

권화순 기자
2008.11.12 16:48

정부 '압박'에 영업점평가지표 수정

은행들이 지점의 경영평가 때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거듭된 '질책'에 따라 중기 대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평가지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개선을 위해선 중기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번 주부터 중기대출에 대한 경영평가지표를 수정해 적용키로 했다.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기준으로 이달과 12월의 대출 실적에 30%가량의 가중치를 줄 방침이다.

중소기업 대출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대출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대출의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반영할 계획이다. 연초에 세운 경영평가지표를 연말에 수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영업점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경영평가 지표를 일부 수정했다"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해야 하는 국책은행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연말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하는 지점에 점수를 더 줄 계획이다. 다음달 한달간 중소기업 대출 실적에 대해선 영엄점평가지표(KPI)에 가점을 두 배가량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1월이 올해 영엄점 평가 마지막 달이어서 이달 안에 KPI를 수정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다음달 한시적으로 중기 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경영평가 지표 수정을 놓고 고민이 많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신경써야 하는 입장에서 중기대출을 마냥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연일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중기대출이 부진하다고 질타를 받고 있는 터다. 외화 차입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은 대가로 중기대출 쪽에서 최소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일선 영엄점에서 'KPI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연말 대출 목표의 80% 이상을 채운 영엄점에선 중기대출을 꺼리고 있다. 자칫 연체율이 치솟아 덤터기를 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은행의 한 지점장은 "요즘 지점장들은 퇴직금을 담보로 영업을 하고 있는 꼴"이라면서 "점수를 더 받겠다고 대출에 나섰다 부실이 나면 책임을 져야하니 '평균'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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