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A대 출신 우리은행 직원들의 송년모임이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가 보니 얼마 전 입사한 신입 행원부터 우리금융지주 직원들까지 150명 정도 참석했더군요. 먼 지방점포에 근무하는 직원 뿐 아니라, 부행장 등 고위 임원들도 다수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사는 무척 흥겨워 보였습니다. 같은 은행에 근무하고 있어도 동문끼리 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긴 무척 어려운데, 이날은 선후배들과 여유롭게 대화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동문 유대 관계가 유독 끈끈하다는 A대 아닙니까.
정작 사무실에선 동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지 않던 임원들도 이날 만큼은 후배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행사는 보통의 송년회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막걸리가 눈길을 끌더군요. 요즘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지만 이날 만찬의 메인메뉴는 스테이크여서 다소 이질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그래도 A대 출신들은 달랐습니다. 이들은 "스테이크 안주로도 막걸리를 먹을 수 있다"며 즐겁게 건배했습니다.
교우회장인 임원은 무척 기분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수십 년이 흘렀으나 아직도 'A대'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뛰고 엔돌핀이 돈다"며 "임금삭감 등 여건이 어려워졌지만 내년에는 학번별, 지역별 모임 등 활동을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최근 우리은행에서 세를 불려가는 A대 인맥을 연상시켰습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는 총 8명의 A대 출신 임원들이 있습니다.
타 대학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평가입니다. 우리은행 A대 교우회는 현재 약 430명인데 최근 3년 간 125명이 늘었다고 합니다. 신입 행원에도 A대 비중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우리은행에 A대 출신이 늘어나도, 그리고 이들이 끈끈한 유대를 과시한다고 해도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금융계 뿐 아니라 최근 한국사회에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학연은 오래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되레 A대 특유의 문화가 침체된 우리은행의 분위기에 활력을 넣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스테이크에 막걸리도 마다않는 추진력도 보탬이 될 겁니다.
독자들의 PICK!
A대 출신들이 이날 즐긴 막걸리는 유산균이 무척 많습니다. 요구르트의 10배 이상이고 항암효과도 뛰어나다고 합니다. A대 인맥이 학연이라는 울타리 대신 우리금융의 유산균이 되겠다는 의무감만은 가져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