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 동안 투자원금 7988억원의 -45.6%, 작년 상반기에도 423억 손실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상반기 파생상품에 1940억 원을 투자해 423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농협은 최근 2년6개월 동안 무려 7988억 원을 파생상품에 투자, 3645억 원을 날렸다.
지난해 국정감사(농식품위)에서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큰 곤욕을 치른 농협은 이번 국감에서도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2009년 1∼6월까지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과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CDS) 등 외화 증권상품에 각각 1542억 원과 398억 원을 투자해 총 423억 원(CDO -368억 원, CDS -5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CDO는 회사채나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등을 한데 묶어 유동화한 신용파생상품으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됐다. CDS는 부도가 발생해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으로 위험이 큰 상품이다.
농협은 2007년과 2008년에도 파생상품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농협은 2007년 CDO에 2814억 원을 투자, 598억 원을 날렸다. CDS에는 807억 원을 넣어 314억 원을 잃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엔 손실 규모가 더 컸다. 농협은 2008년 CDO에 1999억 원을 투자해 1569억 원을 잃었으며, CDS엔 428억 원을 투자해 원금의 두 배에 가까운 74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의 이 같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나오는 지적사항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감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농협이 CDO와 CDS 등에 투자해 입은 손실이 1181억 원(2009년 8월 기준)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국감에선 농협의 전문성 부족으로 파생상품 투자의 손실이 컸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화증권 투자 업무는 복잡한 거래 구조 및 높은 위험으로 인해 효율적인 내부통제와 상호 견제를 위해 거래와 리스크 관리, 사후 관리 업무를 분리해야 하는데도 농협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 또 파생금융거래 운용 부서는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농협 담당 부서는 파생상품은 물론 외환, 국제금융 업무 경험이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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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해 9월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무리하게 CDO, CDS 등에 투자해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로 금융 감독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상당'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태영 신용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감에서도 파생상품 투자 실책에 대한 의원들의 날 선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농협이 농협의 주인인 농민에 대한 금융 지원 서비스는 등한시하고 평소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해 거액을 잃은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에 또 투자해 큰 손실을 입었다면 이번 국감 때 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