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찰 수사결과와 탕평인사 등 넘어야 할 산 남아
신상훈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96,700원 ▼500 -0.51%))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합의에 이르며, 3개월 남짓 이어진 신한금융 내분사태가 수습 국면을 맞았다.
신상훈 사장은 6일 오전 자진 사퇴 결심을 굳히고 신한지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이로써 지난 9월2일 신한은행의 신 사장 고소로 촉발된 신한지주 내분 사태는 큰 고비를 넘어섰다.
신 사장은 사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이사직은 유지할 전망이다. 라응찬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퇴했지만 이사직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 사장은 그동안 이 행장과 동반퇴진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조직의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사퇴 결심과 관련 "30년 동안 있으면서 목숨과 같이 여겼던 신한지주를 더 이상 만신창이로 만들 수 없다"며 "재일교포 이사들의 3자 퇴진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사장은 한 사람이라도 조직을 추스르는 편이 낫다고 판단, 이 행장의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전격 합의 배경은?=9월 초,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이후 라응찬 전 회장을 비롯해 신한지주 내부에서는 신 사장과 이 행장의 화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 신 사장 직무정지가 결정된 이사회 직전에도 라 회장이 두 사람의 합의를 요구했으나 이 행장이 자신의 사퇴를 거절하며 불발됐다는 후문이다. 이후 이 행장은 신 사장 사퇴 시 고소취하를, 신 사장은 동반퇴진을 요구하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11월 말 라 전 회장을 비롯한 3명이 모두 검찰에 소환되는 등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3인 모두 불명예 퇴진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생기며 화해 시도가 재차 이뤄졌다. 이들은 이번 내분 사태로 조직의 위상이 흔들린 데다 3인 모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되면 조직 안정과 차기 후계구도 수립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데 뜻을 같이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신 사장은 이 행장으로부터 탕평인사에 대한 구두 약속을 받아내 자신 편에 섰던 관련자들에 대한 마음의 부담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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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사장과 이 행장은 지난 4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합의문 초안 작성을 끝냈다. 신 사장은 전날 밤 늦게까지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측근들과 논의를 한 끝에 이날 이른 아침 마음을 굳혔다.
◇합의 이후 남은 과제는?=신 사장과 이 행장의 합의에도 불구, 신한지주가 안정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 수사 결과 3인 중 누가 기소되느냐와 후계자 선임 등을 놓고 갈등이 재현될 여지가 있다. 특히 이 행장의 거취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이 행장은 현직을 유지키로 했지만 검찰 수사나 금감원 검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신한은행이 고소 취하서를 제출하면 취소 사유와 내용, 피해회복 여부 등을 검토해 수사에 참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형사 사건인만큼 고소취하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현재 신한은행의 권점주 부행장, 이영훈 부행장, 김형진 부행장 등이 이달 중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기 경영진을 놓고 양측의 대리전으로 번질 경우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직 안정은 요원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