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①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2011년 신묘년(辛卯年) 새 해 금융권 화두는 빅뱅이다. 외환위기 직후 10여 년 만에 국내 은행산업이 비로소 4대 금융지주 체제의 '4강 경쟁' 구도를 갖추게 됐다. 4강으로 재편된 은행계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국내 금융권엔 금융사 지배구조와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둘러싸고 무수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굵직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만큼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도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 금융권 수장들은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하나뿐인 '리딩뱅크'(선도은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양보 없는 경쟁, 총성 없는 전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했고, 큰 성과를 거둔 어윤대KB금융(150,100원 ▲3,200 +2.18%)지주 회장에게 새 해 경영계획을 들어봤다.
어 회장은 지난 해 7월 취임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흐트러졌던 KB금융을 성공적으로 일으켜 세웠다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발로 뛰는 현장경영으로 KB금융의 조직 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해 은행권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습니다. 경인년을 보낸 소회가 남달랐을텐데요...
▷어윤대 KB금융 회장(이하 어 회장)=2010년은 KB금융의 조직을 재정비하고 흐트러졌던 영업력을 회복하는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경영 효율성이 제고되고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올해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밝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새해 경제 어떻게 보고 경영계획을 세우셨는지요?
▷어 회장= 경기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무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였다면 새해엔 경쟁에 앞서 치열하게 나아가야 할텐데요. 올해 그룹 주요 경영 목표는 어떻습니까.
▷어 회장=KB금융은 올해 경영전략 방향을 '고객가치에 기반한 내실성장 추구'로 정했습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이하의 안정적인 자산성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수익증권, 방카, 신탁 등 핵심수수료 영업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대기업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녹색금융 등 신금융사업과 웰스 매니지먼트(자산관리. Wealth management) 사업도 활성화해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캠퍼스 플라자를 운영해 미래성장동력인 유스(Youth)고객 확보에도 나서겠습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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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회장=KB금융의 시장지배력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경쟁우위가 있는 소매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비교적 취약한 대기업과 기관 고객 기반을 넓히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지난 해 조직 개편에서 전국 지점에서 동일한 기업금융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고 대기업과 기관 담당 조직도 만들었습니다. KB국민카드의 분사와 KB투자증권과 KB선물의 합병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경영 목표와 과제를 달성하려면 여러 가지 기회와 위험이 있을텐데요. 올해 가장 큰 기회 요인과 리스크 요인을 꼽는다면...
▷어 회장= 경기 회복세와 정책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KB금융으로선 지배구조의 안정화도 기회입니다. 그러나 경영 측면에서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등의 금융규제가 강화된 점은 부담입니다. 주택시장 부진이나 가계부채 부담이 취약계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은행권이 4강 체제로 바뀌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 회장=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 금융그룹의 4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져 우량고객 중심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봅니다.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되는 핵심 역량이 필요할 텐데요.
▷어 회장= 2600만명의 국내 최대 고객기반과 영업채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시너지 창출 역량입니다. 높은 신용등급과 자본적정성, 브랜드 파워와 고객만족도 역시 KB금융만의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빗겨나 독자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은 없을까요?
▷어 회장= 스마트금융, 녹색금융, 자산관리사업, 해외시장입니다. 스마트금융은 인터넷 금융의 변화 이상으로 새로운 기법의 영업 전략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KB가 선도적으로 진출한 녹색금융에 대해서도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역시 국제화는 새로운 수익원이면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시고 계시네요. 올해 어떤 전략으로 국제화를 이뤄 나갈 계획이신지요?
▷어 회장= 현재 카자흐스탄에 투자한 센터크레디트은행(BCC)에 새로운 경영진을 파견해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KB국민은행의 부족한 해외영업망 확충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지분투자나 현지은행 인수를 통해 현지 영업기반을 강화하고 KB의 강점인 소매금융을 제공하는 현지화 영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선진시장(Developed Market) 중에서도 적절한 시기에 선별적으로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현지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투자은행(IB) 부문도 시급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어 회장= 해외 유수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선진 금융회사의 IB 노하우를 공유하고 임직원들의 해외 금융회사 연수기회를 확대해 IB 업무에 대한 인적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얼마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경영계획을 세웠는지요?
▷어 회장= 기준금리가 현재 2.5%에서 올해 말까지 3.0%까지 상승하는 것을 전제로 경영 계획을 짰습니다. 올해 경기 회복세 지속과 물가상승 압력 등으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환율도 중요한 변수인데요. 원달러 환율의 변동 범위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어 회장= 경상수지 흑자와 선진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은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유출입 규제 시행과 지정학적 리스크, 유럽 금융위기 등 대외 불안요인을 고려하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에 은행세(거시건전성부담금) 부과가 이슈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어 회장= 은행세는 자산버블이나 환율 급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억제책으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부과율도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시행시기도 내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어 준비기간이 충분합니다. 은행 경영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