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산은 언론플레이" 격앙…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 상환, 민영화 20년 넘게 걸려
우리금융지주 매각 재추진을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 방식을 공개하자 우리금융이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는 등 유력 인수 후보와 매각 객체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오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우리금융 매각 방식을 확정 짓는다. 핵심은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고쳐 금융지주사의 다른 금융지주사(중간 지주사) 최소 지분소유 한도를 95%에서 50% 수준으로 낮춰 주고 △계열사를 모두 묶어 지주사 통째로 판다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금융지주사의 입찰 참여가 가능해진다. 매각 성사의 전제 조건인 '유효경쟁'이 충족되는 셈이다. 아울러 정부 보유 지분(56.97%)을 모두 팔면서 경영권 프리미엄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제1원칙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가 가능해 진다는 뜻이다.
정부는 특히 산은지주와 우리금융을 합해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메가뱅크(초대형 은행)를 만들고 추후 민영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난제인 산은지주와 우리금융 민영화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그러나 반대 논리가 만만치 않다. 특히 우리금융의 반발이 격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의 생각대로라면 우리금융을 흡수 합병시키겠다는 것인데 부실 금융회사가 아닌 정상 기업을 그렇게 매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산은지주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정부와 사전에 각본을 짠 게 사실로 드러났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온다. 산은지주가 인수 논리를 담은 내부 문건을 언론에 흘려 여론전을 편 데 대한 반발이다.
산은지주는 전날 우리금융 인수시 △정부가 공적자금 100%를 현금 회수할 수 있고 △인수 후 2~3년내 산은지주 정부 지분율이 50%대로 낮아지며 △산은지주, 우리금융 동시 민영화가 가능하고 △세계적인 메가뱅크가 탄생된다는 내용의 인수 논리를 언론에 공개했다.
우리금융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는 정부 돈(재정자금)으로 정부 돈(공적자금)을 갚는 돌려막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산은지주가 인수자금을 회사채나 전환사채, 우선주 발행 등 어떤 형태로 마련하든 100% 국책 금융기관이 조달한 것이므로 정부의 지급보증이 따르는 재정자금에 불과하단 얘기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 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했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지주의 분석과 달리 우리금융과 산은지주가 동시에 민영화되려면 자기자본 규모나 우리금융 설립 후 민영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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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가 우리금융 인수 후 2~3년 내 정부 지분율이 5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산은지주와 우리금융 합병 법인의 자기자본은 약 30조원이다. 산은지주가 이 중 10%(3조원)를 기업공개(IPO)한 후 우리금융 소액주주 주식(43%)에 의해 정부 지분율이 희석된다 해도 정부 지분은 65.7%에 이른다는 게 우리금융의 분석이다.
'메가뱅크론'도 허상일 뿐 정부 소유의 비효율적 대형 국책은행이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주장도 폈다. 산은지주와 우리금융의 합병시 자산 규모(505조원)가 54위에 불과해 50위권에 들지 못 하고 동일인 한도 등으로 기업고객이 이탈하면 자산 규모가 더 축소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합하면 국내 대기업 시장의 70%를 점하게 돼 주요국과 통상마찰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국내 주채무계열 기업군 37개 중 23개가 우리은행 및 산업은행과 거래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은 간접적인 보조금 지급으로 간주된다"며 "국내 주력 기업군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국책은행(국가)이 부담한다는 것도 시장 원리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