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업 카드사들 대형 가맹점 마케팅 실태 '일제 점검'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포인트 적립 등 각종 부가서비스에 제동이 걸린다.
카드 수수료율 조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대형 가맹점을 둘러싼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과당경쟁에 대해 금융당국이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1일 카드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전업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대형 가맹점 마케팅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점검에서 금융당국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표적 대형 마트와 주요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 카드사들이 실제 마케팅에 쏟아 붓는 비용을 따져볼 예정이다. 상품권 제공과 같은 판촉 활동, 할인, 무이자 할부, 포인트 적립, 리베이트 관행 등 전반적 마케팅 행태가 모두 점검 대상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대형 가맹점의 횡포 이전에 카드사들의 출혈성 과당 경쟁 시장구조가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대형 마트 등이 시장지배적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각종 마케팅 비용부담을 카드사에 요구하기도 하지만,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카드사들이 스스로 온갖 혜택을 남발하는 것 역시 거래관계를 왜곡시키는 요인이라는 얘기다.
이는 오는 연말 여전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부당하게 낮추지 말도록 카드사에 지도한 것과도 균형을 이룬다. 수수료율 인상을 피하려는 대형 가맹점들의 '압박'에 맞서야하는 카드사한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카드사 자체의 과도한 마케팅도 문제 삼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과 카드사 간의 부당거래는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는 복합적 측면이 있다"며 "문제점을 다각도로 점검해 이참에 비뚤어진 카드 시장 거래 관행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며 A 대형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주요 카드사들이 연간 마케팅에 쓰는 금액만 수십억원에 이르고 B 홈쇼핑의 경우 카드사들이 할인 제공을 위해 쓴 돈이 연 100억원에 달할 정도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이런 마케팅 비용이 해당 대형 가맹점에서 얻는 수수료 수익보다도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보다 마케팅 비용이 더 많다면 전형적인 과당경쟁 사례라 할 만하다"며 "문제가 발견된 카드사에 대해서는 테마검사에도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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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반발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이미 부가서비스를 상당히 줄이고 있는데, 대형 가맹점을 통해 제공하는 혜택까지 축소된다면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기회에 신용카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전직 금융당국 관료는 "전 세계 어디에도 신용카드를 쓰면 우리나라처럼 각종 부가서비스를 주는 나라는 없다"며 "카드는 빚이고 그 비용은 누군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중소형 가맹점과 높은 카드론 수수료와 이자를 낼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들이 이를 떠안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당장 눈앞에 부가서비스는 결국 또 다른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