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민병덕 KB국민은행장 "내년 해외시장 수익창출 주력"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2700만 고객을 상대하는 국내 최대의 은행을 이끌고 있는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 내년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회공헌 부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에서 만난 민병덕 은행장은 "사회적 책임 요구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겸허히 받아들이고 은행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을 좀더 연구하고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지난 8월 'KB 희망경영'을 선포하고, 직원 중 봉사활동에 남다른 사명감을 가진 'KB 50인 봉사단'을 꾸려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한 긴급구호책임기관과의 협력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KB 50인 봉사단'은 발대식을 마치자마자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복구 지원활동을 펼쳤다. 민 행장도 취임후 2년만에 가진 첫 휴가를 경기도 이천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보냈다.
국민은행은 국내는 물론 은행이 진출한 해외지역에서의 사회공헌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의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지원한 것은 캄보디아에 국민은행 현지법인이 있어서다.
민 행장은 "앞으로 국민은행이 국제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야하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큰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KB를 알리는 사회공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은행의 사회공헌 요구가 높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은행에 가장 크게 요구되는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은행은 이들의 금융교육을 비롯해 취업박람회 등 국내외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저소득계층과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계층을 위한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는 시대적인 흐름 같습니다. 이자놀이로 번거 아니냐며 비판적인 시각이 높은데 사실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은행법에 이자 받게 돼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고객들에게 KB가 수익만 올리는 게 아니라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교감하는 은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도 위기인데 내년엔 더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내년 영업환경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 올해는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뚜렷해지면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민은행도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많이 떨어졌는데, 예대마진을 남기는 은행의 고유 업무가 위축됐다는 얘기죠. 내년 금융은 더 어렵습니다.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NIM(순이자마진)은 더 떨어집니다. 환율 내려가니까 수출도 안 될거고, 기업고객은 더 어려워질겁니다. 실물경제가 좋아진다는 신호도 없어 개인고객 역시 어려워질겁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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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영업전략은 무엇입니까.
▶ 새로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홀세일(wholesale·법인영업) 등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때 같이 참여하는 사업을 하려고 합니다. 국민은행은 IB(투자은행) 노하우도 많고 잘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미한 수준이나 해외시장에서도 수익을 창출하려고 합니다. 국민은행은 해외시장 네트워크가 국내 다른 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 비해 부족하지만 일단 이머징마켓에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이자 수익뿐 아니라 기타 수수료 수익이나 기업간 거래 수수료 등의 비중을 높이려고 합니다.
- 경제적 상황 때문에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 이야기가 나옵니다.
▶ 국민은행은 이미 2010년에 대규모로 명예퇴직을 받았습니다. 다른 은행에 비해 1만여명 이상 많았고 통합이후 자연적인 선순환이 안돼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죠.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는 직원들을 밖으로 내모는 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좀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교육을 많이 시키려고 합니다. 고객들이 사이버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점포당 직원수와 공간은 줄고 있지만 대신 아웃바운드 영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알리지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국민들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부동산 자산관리를 특화해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 부동산 자산관리처럼 인력을 활용한 사회공헌 방안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앞서 사외이사도 건의했던 내용인데요. 부유층 고객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중산층 이하 고객들은 자산관리를 잘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사채를 이용해 경제 주름살이 더 깊어지거나 파산까지 가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를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구하고 도입하면 저소득층도 돕고 연체율도 줄어 윈윈이 될 것으로 봅니다. 서민들의 금융관리를 해주는 역할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가계부채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가계부채가 1000조에 육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주택 매매가 안되는 게 문제죠. 팔려는 사람만 있지 사려는 사람이 없어 급매물만 소화되고 있습니다. 대출이자 감내하면서 버티다가 빚 청산하고 월·전세 사려는 사람이 많은데 팔리지 않아 문제입니다. 근본적인 문제 치료부터 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취·등록세 감면 나오지만 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깊이 연구해야 합니다. 매매 자체가 안되니까 심각한 겁니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은행도 위험합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담보가치인정비율(LTV)이 45%인데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은행이 위험하면 2금융과 대부업은 다 무너집니다. 주식시장과 비슷합니다. 투매가 일어나면 폭락하는 것과 같죠. 통계적으로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70%까지 오르면 매매로 전환됐는데 이번에도 이뤄질지는 모르겠습니다.
- 주택매매 활성화를 위해 뭘 더 해야 합니까.
▶ 임대업을 활성화 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유와 거주로 이원화 하는 게 최고입니다. 그러면 매매는 됩니다. 세제혜택만 뒷받침되면 개인, 기업 모두 임대사업을 활성화해서 주택가격도 안정화되지 않을까요. 10억원이 있는 경우 2억원 짜리 5채 사서 임대업을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 반전은 됐는데 오른다는 시각만 있으면 됩니다. 전환점이 문제입니다.
"하우스푸어 대책, 은행 단독으로 하면 효과 적다"
- 하우스푸어 대책은 있습니까.
▶ 나름 검토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단독으로 하면 안정될 수 없고 큰 틀에서 해야 효과도 있습니다. 은행이 개별적으로 하면 근시안적인 처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색내기 방어용으로 그칠 공산이 큽니다. 우리도 검토했지만 발표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일각에선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 재정투입은 아직 무리하다고 봅니다. 재정을 투입하더라도 집을 사주는 사람이 생겨야 숨통이 트일 수 있습니다.
- 부동산 경기가 바닥이라고 보시나요.
▶ 장담 못합니다. 심리적인 문제라서 바닥이라는 인식이 공감돼야 그 때부터 오릅니다. 한때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지금 빠진 게 사실 바닥인지 여부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 지난 8월말 '머니투데이 금융 페스티벌 2012'에서 국민은행 인사팀장이 취업토크를 할 때 학부모가 와서 메모를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스펙을 안보겠다고 했는데 채용 패턴이 계속 이어진다고 보면 되나요.
▶ 계속 유지할 겁니다. 전반적으로 은행원들의 자질을 보면 정서적인 부문이 중요합니다. 은행원들은 고객을 상대하므로 항상 고객 눈높이에 맞춰 상담을 해야 합니다. 학창시절에 아르바이트를 해봤던 사람들이 조직 충성도도 강하고 업무 완성도도 높습니다. 통섭형 인재, 두루두루 여러 분야에서 견문을 넓힌 친구들이 필요합니다.
▲1954년 충남 천안 출생
▲보문고, 동국대 경영학과 졸업
▲1981년 국민은행 입행
▲충무로·영동지점장
▲경서지역·남부영업지원본부 본부장
▲영업그룹·개인영업그룹 부행장
▲현 국민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