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TX팬오션, 산은에 '공짜' 매각 방안 검토

단독 STX팬오션, 산은에 '공짜' 매각 방안 검토

박종진 기자
2013.05.16 05:50

산업은행, 인수 위한 예비실사 마무리…경영책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 완전감자 검토

STX그룹 본사 전경/사진제공=머니투데이 자료사진.
STX그룹 본사 전경/사진제공=머니투데이 자료사진.

STX그룹의 구조조정을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STX팬오션(5,640원 ▼30 -0.53%)을 사실상 공짜로 산업은행에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경영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STX그룹이 STX팬오션을 팔아 현금을 챙길 수는 없지만 그룹 정상화 작업에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STX팬오션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마무리 짓고 인수 타당성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예비실사에서 드러난 STX팬오션의 부실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와 공개 매각에서 모두 실패한 STX팬오션은 지난 1분기에만 당기순손실 7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369억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부실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며 "지금은 실사를 마친 만큼 인수할지 여부를 먼저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사 결과에 따라 경영책임을 물어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보유한 주식을 100% 감자 당하면 STX그룹으로서는 지분 매각 대가를 받을 수 없다. STX그룹이 돈을 안 받고 대신 산업은행이 STX팬오션을 맡아주는 구조다.

STX팬오션은 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TX가 지분 27.36%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834억원, ㈜STX 보유지분의 시가는 1869억원이다. 최근 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룹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지분과 경영권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있는 강 회장이 매각대금을 포기하고 산업은행도 동의하면 대주주 완전감자가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주주 지분 감자여부가 결정되면 산업은행은 인수를 위해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세우고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함께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되는 수순이다.

일단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중심으로 인수 타당성부터 철저히 따진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당시 FI들의 풋백옵션(일정한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 행사 때문에 산은이 전체 구조조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우건설을 사들였던 상황과 지금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STX팬오션의 재무상황과 경영사정만 놓고 판단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STX그룹 정상화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STX팬오션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TX팬오션이 계열사에 주문해놓은 물량이 많아 매각이 불발될 경우 계열사 정상화가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국내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STX팬오션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무너지면 우리 해운산업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등 다른 그룹사에도 불통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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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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