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윤석헌 금감원장, 시장과 소통하는 '호랑이' 되길

[우보세]윤석헌 금감원장, 시장과 소통하는 '호랑이' 되길

이학렬 기자
2018.05.07 17:06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백팩을 메고 귀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백팩을 메고 귀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3번째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됐다. 윤 원장이 지난 4일 임명되자 금융권에선 "시장을 잘 이해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몇 가지 우려도 나왔다.

우선 학자 출신이다 보니 이론에는 강할지 모르겠지만 실무에 약할 것이란 우려다. 윤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산타클라라대와 노스웨스턴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MBA)와 경영학 박사를 받았고 한국은행을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한림대 및 숭실대 교수를 지낸 정통 학자다.

하지만 금감원장이 반드시 실무에 능할 필요는 없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과 함께 금융당국의 양대 수장이다. 큰 그림을 보는 게 윤 원장의 역할이지 세세한 부분은 실무진이 잘 챙기면 된다. 민간금융연구소 관계자는 "디테일이 약한 건 금감원 실무진이 보완하면 큰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이 아닌 점도 우려 사항이지만 윤 원장은 관료들과 일한 적이 많아 정책과 공직사회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임명되기 직전에 금융정책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외부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나이가 많다는 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윤 원장은 1948년생으로 올해 70세다. 1957년생인 최종구 금융위원장보다 9살이나 많다. 하지만 윤 원장의 건강을 우려하는 주위 사람은 없다. 윤 원장은 지난 4일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백팩을 메고 귀가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직접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고서를 만들 때 빨간펜으로 수정하는 정도를 넘어 직접 작성한다. 실제로 지난해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의 상당 부분을 윤 원장이 직접 썼다.

윤 원장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느냐다. 윤 원장이 김기식 전 금감원장과 비교되면서 더 엄격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원장 임명을 환영하면서 "재벌과 관료들, 김기식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났다"고 평가했다. 호랑이처럼 엄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시장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시장과 타협하지 않으면 김 전 원장처럼 '불통'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윤 원장은 소신이 강한 만큼 고집이 세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실제로 강도 높은 혁신안을 담은 금융행정혁신 보고서에는 윤 원장의 '강한' 소신이 묻어 있었다.

훈수 두는 코치는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수로 뛸 때는 다른 선수(시장 참여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봐야 한다. 소통은 금감원 실무자 등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없고 윤 원장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 윤 원장은 고집도 세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 안다고 한다. 8일 취임하는 윤 원장이 앞으로 노련함을 가지고 시장과 소통하는 '호랑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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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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