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사외이사 다양화" 목소리 귀기울이는 금융권

[MT리포트]"사외이사 다양화" 목소리 귀기울이는 금융권

변휘 기자
2019.03.06 17:34

[사외이사의 명암]④KB 이어 신한·DGB금융 주주에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노조 추천 거세져

[편집자주] 주총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속속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를 공개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특히 올해가 스튜어드십 코드 원년이어서 사외이사를 둘러싼 공방도 커지고 있다. 사외이사 자리를 원하는 쪽에서는 구직난이, 사외이사를 찾는 쪽에서는 구인난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제공하고 금융권 밖 경력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이사회 개편에 힘쓰고 있다.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기 위한 독립성 제고, 금융업의 급속한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 주주제안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 풀(pool,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곳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세 곳이다.

주주추천 제도는 의결권 있는 주식을 1주, 6개월 이상 소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 1인당 1인의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각 금융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주주 추천 인사 중 결격사유가 없는 후보군을 다른 추천 경로를 통해 선별한 후보군과 동일하게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활용하게 된다.

주주의 사외이사 추천 제도는 4년 전 KB금융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 이른바 'KB사태'로 당시 사외이사 전원이 퇴진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2015년 1월 주주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도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통해 박재하 사외이사와 이병남·김유니스경희 전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KB금융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 시 다양한 소비자와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 및 외부전문가가 추천한 인재 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체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DGB금융과 신한금융도 지난해 말 주주 추천제도를 도입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한 사외이사의 후보군으로 활용했다.

주주 제안과 함께 주목받는 새로운 사외이사 추천 경로는 노동조합이다. KB금융 노동조합과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 노력은 3년 연속 이어졌다. 주총의 표 대결에서 실패하거나 '이해상충' 논란으로 중도 탈락하는 등 연거푸 실패했지만 "다음 주총에서도 흔들림 없이 재추진하겠다"는 게 KB금융 노조의 입장이다.

KB금융 노조는 지분 0.1%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주주제안권을 보장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을 활용했다. 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의 우리사주조합은 모두 주주제안이 가능한 자사주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에, 노조가 마음만 먹으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주주들에게 찬반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제 분야 관료와 학계 인사 등에 편중됐던 사외이사들의 경력도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사외이사 출신과 직업군도 다양화됐다. DGB금융 신규 이사로 이상엽 후보는 IBM 코리아, 모토로라 코리아, 한국 휴렛펙커드 등 다국적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을 거친 인물이다.

신한금융이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한 허용학 퍼스트브리지스트래티지 대표도 화제다. 그간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중 IB(투자금융) 전문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HKMA(홍콩금융관리국)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6년 넘게 이끄는 등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IB 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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