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카카오페이VS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사이가 그룹 내 라이벌 이상이라는 건 금융업계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다. 카뱅이 먼저 상장하고 앞서는 모양새지만 카페이가 두고 보지 있지는 않을 것이다."(시중은행 고위 관계자)
카카오페이 상장을 계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중 누가 궁극적 승자가 될 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45조원에 육박, 시장을 뒤흔들며 증시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평가가 더 우호적이었다. 사업의 확장성에 있어서 은행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금융혁신 이미지도 선점했다. 카카오페이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사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먼저 상장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지연과 금융감독원의 공모가 정정요구, 빅테크 규제 강화 등 외부 이슈가 연속으로 불거지는 사이 카카오뱅크가 선수를 쳤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이 여러 번 미뤄지면서 시장의 집중도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11월 초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 뒤 상한가)에 성공해도 시총은 30조원 가량에 머문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하면 두 회사의 그룹 내 라이벌 관계는 시총 경쟁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카카오페이는 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의 성격이 다르지만 경쟁하는 시장은 다르지 않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최대주주지만 주요 주주구성이 판이하다. 즉 카카오페이의 최대주주는 카카오(47.8%)고, 2대 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39.1%를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 카카오와 맞먹는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중이다. 이어 국민은행, 넷마블,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텐센트, 예스24 등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각각 주요 주주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카카오그룹 계열 내부 분위기까지 고려하면 두 회사는 협력보다 경쟁 기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은행과 빅테크 갈등 구도의 축소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전'으로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다.
당장 금융당국의 정책을 대하는 시각부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빅테크 계열 회사라고 해도 엄연히 시중은행의 이익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회원사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GA(보험대리점), 증권, 디지털손해보험 등 기존 금융업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며 금융업권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빅테크 바탕의 온라인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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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대환대출플랫폼에서 대립각을 세울 때 카카오뱅크는 은행의 입장에 더 가까웠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빅테크로서의 이익과 주주 이익 등을 반영해야 하는 처지였다. 카카오 내부 소식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누가 먼저 상장을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처럼 은행과 빅테크의 충돌은 카카오 그룹 금융 그룹 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