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속으로]내년에도 은행이 사라진다…82개 '순삭'

[이슈속으로]내년에도 은행이 사라진다…82개 '순삭'

양성희 기자
2021.12.03 11:45

내년에도 은행 점포 폐쇄 움직임이 계속된다. 비대면 수요가 늘어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진 데다 영업점 유지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금융소외층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편의점 은행', '공동 점포' 등 대안 모델도 급부상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은 내년 1분기에 모두 82개 점포를 통폐합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신설 예정인 점포는 없다. 올 한해(12월31일까지 예정된 일정 포함) 동안엔 234개 통폐합, 8개 신설의 기록을 남겼다. 1년간 4대 은행에서만 226개 영업점이 사라진 셈이다.

영업 환경이 바뀌어서 점포 폐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웬만한 은행 업무가 비대면으로 가능해져서다. 실제 비대면 업무 비중도 높다. 하나은행에서는 신용대출의 92.2%, 펀드의 92.9%가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비대면 구현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혔던 주택담보대출도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100% 비대면'으로 내놓는 등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졌다.

비대면 은행 업무가 늘어가는 만큼 '한 동네 두 점포'는 정리 대상이 됐다. 과거에는 같은 은행 영업점이 길 건너에 마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 많던' 영업 인력이 점점 짐을 싸고 나가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시중은행은 디지털 인력을 보강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인력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40대 초반 직원도 퇴직 대상이다.

4대 은행 점포 현황 및 계획/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4대 은행 점포 현황 및 계획/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이처럼 점포 폐쇄가 시대적 대세지만 그 만큼 금융소외층의 불편이 커진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금융노조는 잇단 점포 폐쇄가 금융소외층을 증가시키는 사회적 병폐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지방,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점포 폐쇄를 특히 우려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광역시를 제외한 비(非)대도시권 지역에서 은행 점포 53개가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점포 폐쇄 행렬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대안 점포'를 만드느라 애쓴다. 최근 몇달 사이 속속 생겨난 '편의점 점포'가 대표적이다. 인근에 영업점이 없는 지역 위주로 늘려갈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1호 편의점 점포를 강원 정선군 고한읍에 냈다. 편의점 점포에서는 화상 상담이 가능해 비대면 업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또 은행마다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아닌 STM(스마트텔러머신)과 STM이 설치된 무인 점포를 늘리고 있다. ATM으로는 입출금 등 단순한 업무를 볼 수 있는 반면, STM으로는 카드 발급 등 좀더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다. 여러곳의 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은행권 공동 점포도 대안으로 검토된다.

다만 이러한 대안 모델은 도입 초기 단계라 미래형 점포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방대한 점포망을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어서 점포를 통폐합하는 대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대부분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면서 "어떤 모델이 효과적인지는 좀더 운영해봐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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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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