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투자자가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FI(재무적투자자)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2차 중재를 신청했다. 지난달 풋옵션 분쟁과 관련한 국내 법원의 형사소송에서는 어피너티 측이 승소하고, 검찰이 항소한 바 있어 교보생명 풋옵션을 둘러싼 '2차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피너티 측은 2일 "신 회장을 상대로 지난달 28일 풋옵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중재를 ICC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2년 교보생명의 2대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1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사들인 어피너티는 40만9000원에 풋옵션을 매수해 달라고 신 회장에 요구하다 ICC에 제소했다. ICC는 지난해 9월 어피너티의 풋옵션 권리가 유효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어피너티가 요구하는 가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론냈다. 사실상 신 회장의 승리로 업계는 평가했다.
ICC는 단심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항소나 항고가 불가능하나 어피너티 측은 가격제시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다며 중재를 신청했다. 어피너티는 신 회장이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는 주장한다.
어피너티는 신 회장의 계약 위반과 부당한 의무 이행 지연으로 입은 손해 등에 대해서도 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분쟁은 최대주주인 신 회장 개인이 2대 주주인 FI들과 체결한 계약에서 비롯된 주주간 분쟁이므로, 교보생명의 개입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피너티 관계자는 "중재에 이어 국내 법원에서도 신 회장에 풋옵션 의무가 있다고 명확히 판단했는데, 신 회장은 무작정 그 이행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결국 이를 강제하기 위해 2차 중재를 불가피하게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단심제인 ICC 중재 결과에 어피너티가 사실상 '항소'하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9월 내려진 중재재판부 판정문에 중재재판 청구를 쪼개서 다시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판정문에는 '당사자들의 모든 분쟁요소는 동일한 중재절차에서 결정돼야 한다(all of elements of the parties' dispute should be determined in the same arbitration)'고 적시돼 있다.
교보생명은 어피너티 측의 2차 중재 신청을 교보생명의 IPO(기업공개)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생보업황이 좋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상장하면 회사 주가가 어피너티가 산 가격에 못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장을 최대한 막고, 신 회장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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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관계자는 "공정시장가치(FMV)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IPO"라며 "현재 IPO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2차 중재를 통해 이를 막으려는 행위야 말로 공정시장가치 산출을 막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주주간 분쟁에 교보생명이 개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3년여 간 지속된 풋옵션 분쟁으로 유무형상의 막대한 피해와 함께 회사의 신뢰도도 하락했다"며 "더 이상의 회사 피해를 막기 위한 적극적 방어 행위"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