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6년 경영전략회의'서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을 꺼내들었다.
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 회장은 이날부터 2박3일간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를 위한 담대한 서사'를 내걸고 임직원들과 함께 그룹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보통 신한금융 경영전략회의에선 250여명의 임직원이 릴레이 토론을 이어간다. 보통 한두개의 키워드를 주제로 다루거나 독서 토론이 진행된다.
올해 경영전략회의는 평상시보다 하루 더 늘려 2박3일로 잡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린 경영전략회의는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그만큼 내부에서도 진 회장이 금융환경을 둘러싼 위기감과 절박함을 임직원들에게 전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특히 진 회장이 올해 선정한 도서와 주요 강의 주제가 지난해와 서로 상반돼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경영전략회의에선 마르쿠스 키케로의 '의무론', 론 카루치의 '정직한 조직'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의무론'에선 도덕과 정의가 어떤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정직한 조직'은 성과를 내는 조직의 원동력이 전략이나 인재가 아닌 '정직함'에 있다는 점을 다루는 책이다. 지난해 강력한 내부통제를 강조해온 진 회장의 경영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진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담을 다룬 '신뢰게임'을 독서토론 주제로 선정하고, 강의에선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을 주제로 잡았다. 모든 직원들에게 나눠준 '신뢰게임'은 만년 2등이었던 하이닉스가 어떻게 삼성전자를 추월할 수 있었는지 다룬다. 혁신 강의에서 다뤄진 군주론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힘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 회장은 기업의 리더는 조직의 생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사실상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진 회장은 신년사 등에서 속도와 생존, 차별화, 초격차 등을 반복해 사용하고 있다. 진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예금이나 대출, 송금 등에서 기존 금융회사들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금융의 역사와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는 대전환이 이미 시작됐다"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우려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경영전략회의는 평소보다 하루가 더 늘었다"면서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임직원들은 미리 지정된 도서를 읽고 토론을 하거나 회장이나 외부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