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누구나 부담없이 사서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익은 적더라도 소비자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 싶어서죠."
생활가전 전문기업 한경희생활과학을 이끌고 있는 한경희 대표가 1999년 평범한 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지켜왔던 소신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5월 가정의 달이나 설, 추석 등 명절에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스팀청소기부터 죽 제조기까지 1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제품을 주로 만들다보니 선물용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효도기업'이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다.
한 대표는 "누군가는 저가 마케팅이 아니냐고 하지만, '평생을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모토로 사명에 자신의 이름까지 내건 만큼 품질은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은 한경희생활과학은 최근 주력인 스팀청소기 등 소형가전 제조판매를 넘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바로 냉·온정수기 렌털서비스 시장이다. 그동안은 광파오븐, 온수매트 등으로 제품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렌털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겠다는 것이 한 대표의 구상이다.
전국 로드숍 50여개를 연계해 지역별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기적인 고객관리를 통한 토털서비스로 입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제 2의 스팀 청소기'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설립 15주년을 맞이했다. 생활가전 중견중소기업 시대를 연 주역인데.
▶국내 가전 대기업들이 사실상 독식하던 청소기 사업부문에서 스팀청소기로 성공을 거뒀다. 이제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도 본격 진출해 우리 제품을 알리고 있다는 점에 매우 만족스럽다.
-회사 이름에 본인의 이름을 넣었다. 이렇게 사명을 지은 이유는.
▶세계 일류로 꼽히는 패션업체 페라가모와 아르마니 등 사람 이름을 딴 브랜드가 깊은 신뢰를 주며 오랜 기술 노하우를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한영전기, 한영베스트에서 한경희생활과학으로 사명을 바꾼 것은 한경희라는 이름으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 책임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을 위한 제품이라는 점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사명을 통해 주 타깃고객인 여성의 입장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리다보니 고객들의 신뢰와 호감을 얻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성장비결은 무엇인가.
▶한경희생활과학이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부의 입장에서 주부의 마음을 가장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여성이나 주부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제품에 담았다는 점이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을 만들어냈고, 생활가전을 넘어 주방가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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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품이나 사업아이템을 선택할 때 나름의 원칙이 있나.
▶대표상품인 스팀청소기는 "걸레질 좀 안 하고 살 순 없을까"라는 불쑥 떠오른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처럼 사업을 시작할 때 사실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하고, 성공을 해서인지,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대한 애착과, 그것을 제품화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느낄 정도다. 고객센터나 e메일로 1년에 수십 건에 달하는 아이디어 조언 요청이 들어온다. 그래서 아예 지난해부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품화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제품력 있는 강소기업들을 선정, 로드숍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 경영목표는.
▶올해는 제품 카테고리 확장 이외에도 기존 제품을 기능을 향상시킨 제품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스팀청소기 신형모델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준비한 렌털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여성, 가정,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모든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려한다. 2020년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가정생활용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생활가전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다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지난해 중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백솔루션' 제품을 내놓았다. 백솔루션 책상과 걸상은 의자에 앉았을 때 구부정한 자세로 앉는 것을 막아주고 학습에 도움을 준다. 이런 제품은 고객이 제품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수익도 얻는 '클라우드 소싱'으로 발굴된 것이다. 또한 아이디어를 직접 발굴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모든 직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싱크타임을 갖고 있다. 1년 또는 반기 단위로 사내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공모전도 열고 있다. 지난해 나온 신제품 보온히팅쿠커는 그 중 최초로 제품화한 아이템이다. 이 제품은 저온에서 음식을 천천히 조리하고 보온까지 할 수 있게 한 신개념 조리기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경쟁을 뚫기 위해 지속적으로 아이디어 제품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다.
-최근 일본 유통기업인 에이산과 손잡고 현지 생활가전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시장 전략은.
▶단순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해외에 진출하진 않을 것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이름으로 된 제품이 나가야 진정한 해외 진출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중국에서는 유사품이 많이 나올 정도로 한경희생활과학이 고급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 매출의 30% 수준으로 수출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여성 CEO로서 그동안 육아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커리어우먼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많은 식구를 거느린 한 회사의 대표지만 나도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평범한 엄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되도록이면 저녁이나 주말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꼭 아이가 잠들기 전에 들어가 책을 읽어주며 직접 재운다는 원칙을 지켰다. 지금도 신학기가 되면 아이학교의 임원 엄마들과 인사를 하고, 학교의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항상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을 하고 싶은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창업을 통해 '대박'을 터뜨리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문화들이 개선돼야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성공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서른여섯에 사업을 시작했다. 절대 늦은 시작은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개개인의 꿈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열정을 갖고 살아간다면 원하는 직업이든 창업이든 빠른 시간내에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