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2의 '태후'라고 하지만.." 한숨만

[기자수첩] "제2의 '태후'라고 하지만.." 한숨만

김건우 기자
2016.07.13 06:00

"사람들은 제2의 '태양의 후예'를 기대하지만…."

최근 만난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방영 중인 제작 드라마가 시청률 '대박'을 터뜨려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사의 주가는 드라마 성공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걱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계약한 작가가 글을 쓰고, 스타급 캐스팅까지 모두 마쳤는데 정작 권리는 방송국이 주장하고 있다"며 "방송국의 '갑질'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태후' 성공 이후 계약이 더 빡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한류를 이끄는 선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방송국과 스타급 연예인에게 치이는 '을'이다. 해외 판권 수익만 절반씩 나누던 방송국은 급성장하는 PPL(간접광고)부터 부가사업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 주연급 연예인은 회당 1억원의 출연료 외에 중국 판권수익까지 요구한다.

차라리 방송국 지원을 적게 받고 해외 판권을 가져오지 그랬냐고 묻자 그는 "방송국에서 이번 작품만 제작하고 더 이상 안 만들 생각이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협상을 마쳐야 제작비가 들어오기 때문에 결국 자체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제작사는 방송국 조건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송국이 아이치이, 유쿠 등 중국 동영상 플랫폼과 맺은 연간 콘텐츠 공급계약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방송국은 '대박' 작품이 아니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 일정 금액으로 콘텐츠를 넘기고 있어서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드라마 제작사들은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드라마 한류가 거세질수록 방송국, 배우들이 모두 자기 몫을 더 주장하면서 제작사의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클릭당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등 '태후'의 성공모델은 중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드라마 제작사들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국의 과도한 욕심이 제작 생태계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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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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