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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K뷰티 수출액이 70억달러(약 10조원)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어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이다. 그런데 실적이 오를수록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이 호황이 한때의 유행은 아닐까.
K뷰티가 이미 정점에 다다랐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 위에 올라선 단계에 가깝다. 다만 이 흐름을 이어가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제품력과 고객 관계다. 뛰어난 제품력은 K뷰티의 근간이자 협상 불가능한 전제지만, 제품만으로는 부족하다. 알고리즘과 할인으로 데려온 고객은 더 새로운 유행을 좇아 쉽게 떠난다. 지난해 PwC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52%는 한 번의 나쁜 경험 이후 그 브랜드를 다시 찾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영진의 약 90%는 고객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봤지만 동의한 소비자는 약 40%에 그쳤다.
이 간극을 메우는 길은 분명하다. 아마존 같은 유통 채널에 집중된 구조를 넘어 D2C(소비자 직접 판매)를 기반으로 자사 데이터와 실제 구매자 리뷰 같은 신뢰 자산을 쌓는 것이다. 유행은 복제되지만 브랜드가 직접 쌓은 고객 데이터와 신뢰는 복제되지 않는다.
둘째, 확장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K뷰티의 성공은 상당 부분 미국과 틱톡에 집중돼 있었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틱톡의 뷰티 매출은 2023년 이후 연평균 약 260% 성장했다. 이는 미국의 성공담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된 '콘텐츠 커머스' 시대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전략은 미국 한 곳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소구점을 각 지역의 색에 맞춘 콘텐츠로 대량 생성해 여러 지역으로 동시에 뻗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지속 성장은 한 시장의 점유가 아니라 다수 시장의 확보에서 나온다.
셋째, 문화 장벽에 대한 오해다. 흔히 글로벌 확장의 걸림돌로 꼽히지만 이 벽은 생각만큼 견고하지 않다. 각 지역 크리에이터들은 자기 시장의 문화와 소비 맥락을 이미 체화하고 있고, 이들과의 접점을 넓히면 현지화의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수많은 지역의 크리에이터를 동시에 연결하는 일은 과거엔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AI 시대엔 충분히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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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실행의 속도다. 예전에는 한 지역씩 순차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AI의 발달로 다수의 지역에 서비스를 동시 런칭할 발판이 마련됐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보부샵'을 통해 K브랜드의 다(多) 지역 동시 확장을 겨냥하는 것도 이 전제 위에 서 있다.
이 네 가지가 갖춰진다면 지금의 호황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오래가는 산업이 된다. 그 길은 대형 브랜드만의 것이 아니다. 같은 구조를 갖춘다면 1인 브랜드도 세계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이 흐름은 뷰티에만 머물지 않는다. 푸드와 키즈, 패션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커머스와 AI라는 같은 엔진 위에서 다양한 K브랜드가 뒤따르고 있다. K뷰티의 다음 성장은 세계인의 눈에 띄는 것을 넘어 여러 시장에서 동시에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며, 그 위에서 K브랜드 전반의 글로벌 도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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