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이종희·이형운·한귀정 연구관의 연구 여정과 성과 소개
세계 식량의 날 기념 특별관 개설…오는 27일까지 국민 참여 행사

쌀과 고구마에는 이름이 있다. '신동진1', '호풍미', '소담미'. 하지만 그 품종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농산물에는 수많은 연구자의 시간이 쌓여 있지만, 국민들은 대개 그 결과만 기억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이 익숙한 풍경에 새로운 시선을 더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20일 누리집에 '스타연구원 특별관'을 마련하고 농업과 식품 연구의 성과를 이끈 연구자 4명을 소개했다. 연구 성과를 숫자와 품종 이름으로만 설명하는 대신, 그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의 얼굴과 고민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지난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기념해 기획한 이 공간에는 연구자 인터뷰와 영상 등이 담겼다.
첫 번째 주인공은 벼 품종을 개발해온 박현수 연구관이다. 그는 기후변화와 달라지는 수요에 대응해 쌀알이 길쭉한 '아미쌀', 병해에 강한 '신동진1' 등 현장에 필요한 품종을 개발했다.
벼는 모두 비슷해 보여도 어떤 논에서 자라는지, 어떤 병을 견디는지, 누가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성질이 다르다. 연구자가 품종 하나에 매달리는 이유다.
이종희 연구관은 벼의 유전정보를 품종 개발에 활용하는 '분자 육종' 체계를 구축했다. 그 성과가 바로 병에 강하고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새일미', '해담쌀', '미소진품' 등이다.
눈에 보이는 벼의 모습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유전정보를 살피는 일은 농사가 예상 밖의 환경과 마주했을 때 선택지를 넓혀준다.
고구마 밭에도 연구자의 이름이 숨어 있다. 이형운 연구관은 병해와 이상기상에 강한 '호풍미', '소담미' 등을 개발해 외래 품종을 국산 품종으로 대체하는 데 힘을 보탰다.
기후가 흔들리는 시대, 우리 땅에 맞는 품종을 갖는 일은 농민의 선택권을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한귀정 연구관이 바꾼 것은 떡의 시간이다. 그는 화학첨가물 없이도 '굳지 않는 떡'을 만드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굳는 특성 때문에 유통에 제약을 받던 떡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전통 음식이 'K-디저트'로 뻗어갈 길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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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의 연구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실험실 안의 연구가 결국 논과 밭, 그리고 누군가의 식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식량과학원은 20일부터 27일까지 '스타연구원에게 묻다' 온라인 행사를 연다. 누리집에서 관심 있는 연구자를 고른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질문을 남기면 된다.
우수 질문자 12명에게는 식량과학원이 개발한 품종과 가공품을, 추첨으로 뽑힌 48명에게는 우리 품종 쌀이나 기관 캐릭터 '식냥이' 열쇠고리 등을 준다. 우수 질문과 답변은 카드뉴스와 영상으로도 소개할 계획이다.
김병석 국립식량과학원장은 "농업 과학의 성과를 국민의 언어로 옮기는 첫걸음은 어쩌면 연구자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일인지도 모른다"며 "연구 성과를 비롯해 연구자의 고민과 열정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춘 소통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