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70% 상한도 단계적 완화
기금형 도입해 퇴직연금 운용 방치 줄인다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대해 단계적으로 퇴직연금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문가가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기금형을 신규 도입하고 운용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명시한다. 퇴직연금 운용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70% 상한'에 묶여 있던 위험자산 한도 역시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올해 2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퇴직연금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의 방향성에 합의했으며 이번 대책은 노사정 합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퇴직연금 사외적립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대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이는 회사가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회사 내부에 쌓아두지 않고 은행, 증권사 등 외부 전문기관에 따로 예치하게 해 퇴직금 체불 등을 막기위한 조치다.
정부는 올해 말 법 개정을 거쳐 1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28년1월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퇴직연금 사외적립을 의무적용할 예정이다. 2029년에는 10~99인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2030년부터는 10인 미만의 모든 사업장에 대해 사외적립을 의무화한다.
사외적립 의무화에 따른 사업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율도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립금 매칭과 경영자금 융자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영세 사업장 대상 수수료 특례 적용, 사용자의 규약신고 의무도 간소화한다.
노동자가 퇴직연금 중도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담보 대출상품 출시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퇴직급여 수령단계에서는 일시금 수령의사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연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분리과세 한도(연 1500만원)의 확대도 검토한다.

퇴직연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현재 퇴직연금은 각 개인이 퇴직연금 사업자(금융회사)와의 개별 계약을 통해 직접 운용지시를 해야하는 계약형이다. 하지만 가입자의 무관심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퇴직연금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금형이 도입된다.
기존의 계약형은 유지하면서 신규 기금형으로 △금융기관 개방형(금융회사 단독 또는 컨소시엄, 영리형 주식회사) △연합형(복수 사용자 또는 전국단위 노사단체 연합, 비영리법인) △공공기관 개방형 3가지 유형이 설립될 예정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379명 읽는 중
기금형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적용된다. 한 사업장 내에서 계약형과 기금형 퇴직연금을 복수 설정하거나 다수의 기금형 퇴직연금을 설정할 수 있다.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얻어 특정 기금형 퇴직연금을 기본값(디폴트)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민 노후자산인 퇴직연금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기금형 수탁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탁자책임을 부여한다. 법률에 가입자 이익 최우선의 원칙을 규정하고 의무위반 시 수탁법인의 손해배상책임 및 가입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명시한다. 가입자의 손실보전과 사고 대응·복구에 활용할 수 있는 운영위험준비금(적립금의 0.25%)도 의무 적립하도록 한다.
공공기관 개방형의 경우 현재 근로복지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을 확대해 별도의 공단(퇴직연금공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푸른씨앗 가입 대상은 현재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2028년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한다.
공공기관 개방형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국민연금의 참여 방식, 범위 등에 대한 노사정, 전문가 간 이견이 있는 만큼 국회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존의 계약형 퇴직연금도 개선한다. IRP의 경우 현재 70%인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완화 정도와 시점 등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원금보장 가능성이 높으면서 수익률도 제고할 수 있도록 DC형과 IRP 내에서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의 투자도 허용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은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며 "개정 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