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자산확보 전쟁 불붙였다

금융기관 자산확보 전쟁 불붙였다

반준환 기자
2010.01.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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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2000조원-증권사 수신 110조원 돌파..금융사 전방위 격돌

"지금은 무엇보다 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마케팅을 좀 더 공격적으로 하시고 고객유치에도 총력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영업점에도 이런 취지를 잘 전달해 주세요. 마케팅 비용은 전폭 지원하겠습니다."

올 초 한 카드사 임원회의에서 오간 대화내용이다. 이처럼 은행, 카드,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이 연초부터 치열한 마케팅 전쟁에 돌입했다.

경제위기가 진정되자 수성전략을 버리고 공격경영으로 선회하려는 것이다. 자칫 경쟁대열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자산확대 리스크를 압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의 수신총액은 지난 연말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99년 말 589조원에서 10년만에 340% 가량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예금도 387조원에서 1100조원으로 늘었다. 은행 예금총액은 지난해 9월말 1014조7959억원을 기록했는데, 연말 금리경쟁이 시작되면서 자금유입 속도가 무척 빨랐다는 전언이다.

증권사 수신액은 99년 19조원에서 지난 연말 110조원까지 증가했다. 저축은행 예금은 75조원으로 1년 만에 20% 늘어났다.

이 같은 수신액 증가는 12년 만에 부활한 은행 예대율(예금-대출비율)규제와 함께,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업권별 경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은행을 비롯해 카드, 저축은행, 증권사 등은 고객유치를 위해 마케팅 전 부문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연말부터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4일 우대금리를 포함해 1년 최고 5.0%까지 받을 수 있는 ‘새출발 정기예금’ 판매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우리은행은 간판상품인 '키위정기예금'으로 맞불을 놨다. 우리은행은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22일과 29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올렸으나, 이달 4일 0.1%포인트를 추가 인상해 신한은행과 같은 0.5%로 맞췄다. 10여 일 만에 금리가 0.4%포인트 오른 것이다.

씨티은행은 1년제 정기예금 ‘씨티 스텝업(Step-Up) 예금’ 금리를 4.7%에서 4.9%로 0.2% 포인트 인상했다. SC제일은행은 마일리지로 예금은 물론 대출이자 납입까지 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특판금리를 4.9%로 상향한데 이어, 추가인상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망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PB센터에서 증권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BIB(Branch In Branch) 점포를 3년내 100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소매고객 확대를 위해 롯데마트 등 40개 지점을 신설하고, 우리은행은 상권변화에 맞춘 지점망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집단대출 등을 확대하기 위해 신도시에 20개 지점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씨티은행은 본부장이 직접 원하는 지점을 골라서 관리하는 드래프트제도를 도입했다.

카드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통신' 결합 등 시장에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돼서다.

SK텔레콤(99,800원 ▼2,500 -2.44%)을 2대주주로 영입한 하나카드는 SK그룹과의 광범위한 제휴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11번가 등 SK그룹의 쇼핑몰에서 하나카드로 결제할 경우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할 경우 급속한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이 밖에 하나은행 금융상품과 연계한 마케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삼성카드(46,400원 ▲100 +0.22%)는 매일매일 경쟁사 동향과 영업실적을 체크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카드 모집인에게 지급하던 인센티브 비용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파격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는 카드 대란때 유행했던 경품 모집까지 연상케 하는 조치다. 고객이 인터넷에서 카드를 신청, 직접 발급받으면 최고 5만원까지 캐시백해준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경쟁도 치열하다. 저축은행들은 업무영역 확대와 함께 지점망 확충에 나서는 곳들이 많고, 캐피탈업계는 영업점 인센티브 인상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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