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첫 취소소송 제기...공정위원장 "형사고발 검토" 맞불
쿠팡 "대규모유통업법 조사는 사전 고지해야", 공정위 "예외 사유 해당" 입장 팽팽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현장조사에 대해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법원에 처음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양측의 '장외 공방전'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26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 7일 전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 조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 지난 21일 법원에 공정위 현장조사 집행을 막아달라는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공식으로 반박한 것이다.
쿠팡은 전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행정기관의) 현장조사 7일 전에 사전 통지해야 하는 법상 의무는 조사 대상자의 권익과 권리를 보장하는 적법한 절차"라며 "공정위가 이 같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에 대해 법원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행정기관 현장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위반은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지만,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조사는 사전통지 대상이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의 조사 관련 규정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 통지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현행 행정조사기본법은 군사기밀·외교·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및 하도급법 등 여러 법에 대해 사전통지 없는 현장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유통업법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쿠팡의 입장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이 사전통지 의무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행정조사기본법 17조에 '피조사업체가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으면 사전통지 없이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지난해 말 정보유출 사건 이후 정부 합동조사단이 본사에 장기간 상주하면서 지속적인 조사를 해왔기 때문에 증거 인멸 우려가 없기 때문에 공정위가 주장하는 사전 통지 예외 사유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행정조사기본법의 '사전통지' 예외 사유로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소비자기본법 등 5개 법률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의 행보에 힘을 실은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양측의 '현장조사 사전 통지' 갈등이 단순 힘겨루기를 넘어 기업에 대한 방어권 보장 논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피조사업체에 현장조사 7일 전 조사 목적과 내용 등을 사전 통지해야 한는 법률안은 2007년 5월 제정된 이후 원칙보다 예외 사유가 보편화돼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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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초엔 행정기관의 현장조사 사전 통지 생략이 위법하다는 행정심판 결과도 있었다. 지난 2월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A법인 세무조사와 관련해 "증거인멸 우려가 희박함에도 사전통지 없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며 관련 세금고지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19~21일 네 차례에 걸쳐 쿠팡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쿠팡 측의 거부로 집행하지 못했다. 쿠팡은 이어 지난 21일 법원에 공정위 현장조사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실이 공정위에 통보돼 현장 조사를 결국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사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쿠팡의 조사 거부 행위에 대해 고발하려고 한다"며 "전례 없는 일이 벌어져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