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뮤지컬 배우 남경주에 대한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26일 피감독자간음 혐의로 기소된 남씨의 첫 번째 공판준비 절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남씨 측은 이날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밝히며 "남씨가 뮤지컬 업계에서 가지고 있었다는 영향력이 너무나 막연하고 추상적인 사정에 불과하다. 피해자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관계에 있었는지에 대해 변론을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피해자 측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권리만큼이나 사건 피해자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며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했다. 단 국민참여재판 진행으로 결정된 경우 배심원 앞에 직접 서겠다고 했다.
이에 남씨 측은 "성폭행 2차 가해 수치심 유발 질문 내용이 아니라 피해자와 당시 어떤 관계였는지 질문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런 사건이야 말로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는 5분간 휴정을 통해 합의 끝에 "국민참여재판이 피해자를 온전히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피고인도 일생을 걸고 하는 재판인 만큼 남씨 측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 절차를 종결했다. 오는 11월27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다.
국민참여재판을 하게 되면 만 20세 이상의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죄·무죄 평결을 내리게 된다. 재판부는 이를 참고해 판단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남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에서 제자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남씨 측은 검찰에 형사조정회부를 요청했으나 A씨 측이 합의를 거절하며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씨는 1982년 1세대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이래 '시카고' '맘마미아' 등 유명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는 홍익대 공연예술학부 공연예술·뮤지컬전공 부교수로도 재직 중이었으나 대학 측은 지난 3월 남씨를 직위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