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씨 실종신고를 거짓으로 종결한 경찰관의 범행 동기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종 종결'이 직원 개인 실적으로 이어지거나 종결 처리 하지 않더라도 업무가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왜곡된 권위 의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뉴스1을 통해 고(故) 장미란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심리적 배경으로 잘못된 권위주의와 특권 의식을 지목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히어로 크라임, 영웅주의 등으로 표현하는데 보통 무력을 가진 집단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탈이다. 일종의 과시이고, 능력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밀려있는 일을 빠르게 처리해 주는 사람이 영웅이다. 실종자를 실제로 찾는 대신 사건 자체를 빠르게 종결해 '처리해야 할 사건의 수'를 줄이는 행태가 현장에서는 호평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씨와 통화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는 부 경장의 일관된 주장에 대해선 "이번 사건만 드러난 것이지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한 일은 안 드러났고, 자신만 드러났으니 현재 상황을 억울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도 "부 경장이 '내가 마음대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는 권한 자체를 행사하려 하는, 일종의 '갓 콤플렉스'(God Complex)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판단으로 실종자의 가족이 더 이상 찾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왜곡된 권한 의식이 작용했다면 이는 심각한 가학적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실수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죄책감을 느끼고 사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 점에서 (부 경장의 태도는)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인 반응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섣불리 결론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부 경장에 대해 "양심적이지 않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며 업무 처리가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인다"면서도 "특정 지역 내에서 서로 봐주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런 원칙에서 벗어난 행위를 해도 발각이 잘 안되고, 발각이 된다해도 눈 감아주고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문제가 제기가 되면 부당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경찰 조직 차원의 관리·감독 실패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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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실종 신고 이후 100일이 넘은 지난 24일 장기 투숙하던 제주 숙소 인근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씨에게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거짓 사유를 입력,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장씨는 실종 관리 대상 목록에서 삭제됐다. 부 경장은 또 다른 실종 사망자 60대 남성의 경우 지난달 '소재 발견'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했다.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 경장은 긴급 체포됐으,며 체포적부심으로 한 차례 풀려났다가 하루 만에 다시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장씨가 실종 다음 날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고 부 경장 진술의 신빙성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