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운송계약 직접 체결 안한 2인 1조 동반 택배기사도 보호 대상"

법원 "운송계약 직접 체결 안한 2인 1조 동반 택배기사도 보호 대상"

오석진 기자
2026.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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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택배 운송계약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2인 1조로 일했던 택배기사라도 영업점의 동의하에 실제 배송 업무를 나눠 수행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호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사망한 택배기사 A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인 B씨와 2인 1조로 택배 배송 업무를 하던 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A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다. 공단은 A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 인과관계는 인정했지만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나 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영업점과 운송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B씨이고 A씨는 계약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씨 유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법원은 A씨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배송지에서 화물을 하차하는 업무를 해 화물배송의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했다"며 "운송계약상의 명의자로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B씨와 대등한 운송계약의 당사자로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두 사람은 배송 업무와 관련해 각자 맡은 역할을 직접 수행했다"며 "택배회사 및 영업점과의 관계에서는 각자가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채용 단계부터 A씨와 B씨의 2인 1조 근무가 예정돼 있었고 영업점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을 고려했다. 구체적으로 △영업점이 올린 채용 공고에는 '차량 한 대로 2인 1조 동반 업무 가능'이라고 적혀 있었던 점 △두 사람은 이를 보고 수익 배분과 비용 부담·업무 분담 방법 등을 정한 것 △왼팔 마비 증상이 있던 B씨가 계약 전 영업점에 A씨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알린 점 △영업점도 별다른 이의 없이 두 사람 모두에게 택배기사 교육을 실시한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운송계약상의 명의자로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A씨는 B씨와 동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채무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영업점도 이러한 형태의 운송업무 수행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의 노무제공자 규정은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노무를 제공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는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 여부가 보호 필요성을 판단하는 본질적인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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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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