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통일교·정치권 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통일교가 대통령 선거를 교세 확장 기회로 삼아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청탁금지법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한 총재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통일교가 자금력을 앞세워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교세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후보를 지원한 뒤 새 정권 출범 이후 교단 정책에 국가의 지원을 받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범행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한 총재는 통일교 정점으로 이번 범행이 이뤄지도록 했다"며 "통일교 내 지위와 역할,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고려할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윤 전 본부장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한 총재는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개인적 목적이 아니라 통일교 교세 확장을 위한 점 △통일교 측이 한 총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종교지도자로서 세계 평화 위해 평생 노력한 점 등도 고려해 형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준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다. 국민의힘에 쪼개기 후원을 한 행위도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한 총재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 고가의 금품을 제공하고 이를 위해 통일교 자금을 사용해 횡령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반면 재판부는 쪼개기 후원을 위해 통일교 자금을 여타 계좌로 이체한 행위는 무죄판결했다. 이 밖에 한 총재와 정모 전 한 총재 비서실장 등의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해외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지급 관련 횡령·일부 선교활동비 및 보석 구입 관련 횡령 등은 공소기각했다. 특검 수사범위가 아니라는 취지다.
한 총재는 이날 휠체어에 앉아 환자복 위에 검은 자켓을 걸치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출석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구속집행정지 중인 한 총재는 눈을 감고 판결을 들었다. 한 총재는 재판이 끝난 뒤 실형 선고에 대해 항소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원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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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재와 함께 기소된 정 전 비서실장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윤 전 본부장은 징역 6개월를 선고받았다. 이모 통일교 전 재정국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한 총재는 이들과 공모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가방 등 금품을 제공하고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여사는 2심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1271만원 샤넬백 △6220만원 그라프 목걸이 △800만원 샤넬백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받았다.
또 한 총재는 등과 정 전 비서실장·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권 전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도 받는다. 권 전 의원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본부장은 항소심에서 형이 늘어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한 총재는 2022년 3~4월 통일교 자금 총 1억4400만원 상당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는 혐의도 있다. 이외에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에겐 2022년 10월 자신들의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얻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