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하면 집 못 간다고 해 허위자백"…대마 수입 혐의 태국 여성 무죄

"부인하면 집 못 간다고 해 허위자백"…대마 수입 혐의 태국 여성 무죄

최문혁 기자, 여승헌 기자
2026.09.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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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구하려 허위 진술한 남편…"조사관이 회유"

사진은 세관 외국환 신고대의 모습./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사진은 세관 외국환 신고대의 모습./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대마 성분이 든 액상형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태국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여성이 혐의를 인정하게 된 과정에서 수사관의 강압이나 회유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남편이 작성한 자필 진술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작성된 증거로 보기 어렵다며 배제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지난달 2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수입) 혐의로 기소된 태국 국적 4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다"면서도 "남편이 아내의 가중처벌과 구속을 피하기 위해 아내가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허위로 기재해서라도 상황을 모면하려는 동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피고인 자백이 허위 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결혼이민(F-6) 비자로 국내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해 5월4일 오전 7시59분쯤 태국 방콕에서 구입한 액상형 전자담배 카트리지 3개를 소지한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세관에 붙잡혔다. A씨 가방에서 발견된 카트리지 3개에 대한 간이시약 검사 결과 대마 성분이 검출됐다.

인천공항세관은 A씨를 대마 수입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남편의 무릎 통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평소 흡연자인 남편을 위해 멜라토닌, 비타민 등이 포함된 액상담배를 구입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를 조사하던 인천공항세관 마약조사 특별사법경찰관은 남편 B씨에게 연락해 A씨가 마약 관련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연락을 받고 세관 조사실을 찾은 B씨는 조사관과 대화를 나눈 뒤 A씨와 상의해 A씨가 대마를 고의로 들여왔다는 취지의 자필 진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B씨는 당시 작성한 진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B씨는 법정에서 "사실 아내가 먼저 자백하지 않았다"며 "아내의 진술 부분은 임의로 거짓말을 지어내 쓴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강압과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B씨는 "아내가 마약류로 단속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항으로 달려갔다"며 "도착하니 조사관과 통역관인 남성 2명이 언성을 높이고 책상을 치며 아내를 추궁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 역시 "조사관이 '당신 주장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 부인하면 집에 못 간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남편이 조사관과 이야기를 나눈 뒤 조사관이 시키는 대로 진술하자고 해 어쩔 수 없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B씨에게는 아내의 구속이나 가중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강압이나 회유가 있었다는 피고인과 피고인 남편의 공통된 진술을 완전히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B씨의 자필 진술서에 대해서는 증거배제를 직권 결정했다. 해당 진술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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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혁 기자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최문혁 기자입니다.

여승헌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여승헌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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