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장이 흔들릴수록 액티브가 필요하다

[기고]시장이 흔들릴수록 액티브가 필요하다

김성훈 디에스자산운용 대표
2026.08.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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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디에스자산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디에스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디에스자산운용 제공
김성훈 디에스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디에스자산운용 제공

30년 넘게 자본시장에서 일하며 수많은 상승장과 하락장을 지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성패의 핵심은 늘 비슷했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한 걸음 물러서 기업의 본질을 살피는 일,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었다.

요즘 시장을 바라보면 오래된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옮겨가고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산업이 어느새 변화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금리와 유가,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투자자의 판단은 한층 어려워졌다. 이럴수록 무엇을 살 것인가만큼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ETF(상장지수펀드)는 낮은 비용으로 시장의 성장에 동참하게 해준 효율적인 도구다. 그 장점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모든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는 시장에서는 지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변화의 앞자리에 선 기업, 아직 숫자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을 가진 기업을 어떻게 골라낼 것인가.

액티브 ETF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다. 7월 기준 국내 액티브 ETF 상품 수는 300개를, 순자산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 성장의 상당 부분은 채권과 단기금리형 상품이 이끌었다. 그런 점에서 주식형 액티브 ETF의 경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다. 투자자가 지수뿐 아니라 운용사의 판단까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앞으로 더 넓어질 것이다.

물론 액티브라는 이름이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판단이 빗나갈 가능성도 커진다.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는 것은 그 선택의 결과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종목을 뒤늦게 좇지 않고, 기업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며, 틀렸을 때는 고집보다 원칙을 택하는 것. 그것이 액티브 운용의 출발점이다.

액티브와 패시브는 우열을 다투는 선택지가 아니다. 낮은 비용으로 시장 전체와 함께 가고 싶을 때는 패시브가 좋은 도구다. 반면 기업 간 차이가 커지는 시기에는 사람의 판단을 더하고 싶은 투자자도 있다. 두 방식은 한 포트폴리오 안에서 충분히 나란히 설 수 있다.

요즘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액티브 하우스들은 주로 주도업종을 빠르게 찾아내고 그안에서 주도주를 집중도 높게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집중도가 높은 만큼 판단이 빗나갈 위험도 있지만 그만큼 운용사의 판단과 책임이 중요하다. 운용의 전문성과 ETF의 접근성을 함께 살리되 화려한 약속보다 운용의 과정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 핵심이다.

좋은 투자상품은 짧은 기간의 높은 수익률이나 그럴듯한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좋은 시기뿐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견뎠는지, 어떤 원칙으로 종목을 골랐는지, 판단이 빗나갔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시간이 지나 신뢰가 된다.

시장은 숫자로 기록되지만 투자는 결국 사람의 선택으로 완성된다. 액티브라는 이름보다 그 안에 담긴 부지런함과 깊이, 그리고 책임으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유행이 거셀수록 기업의 본질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시장이 흔들릴수록 투자자에게 선택의 이유를 더 솔직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ETF 하나하나가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선택지가 되도록 '서두르되 가볍지 않게 가는 자세'를 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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