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리는' 용액 도포, 이젠 로봇이 알아서…태양전지 실험실에 무슨 일이?

'손 떨리는' 용액 도포, 이젠 로봇이 알아서…태양전지 실험실에 무슨 일이?

박건희 기자
2026.10.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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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026] 한국화학연구원

김범수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28일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김범수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28일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사람이 일일이 제어하기 어려운 실험 과정을 이젠 로봇이 도와줍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로봇이 인간 과학자를 도와 용액 공정을 수행하는 '자동화 실험실'의 미래를 보여줬다.

화학연 광에너지연구센터는 태양전지 개발 과정에 로봇을 투입한 'AI 자동화 기반 실험실'을 구축 중이다. 태양전지는 태양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광에너지연구센터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를 개발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이 없으면 효율이 떨어지는 실리콘과 달리, 낮은 조도에서도 높은 에너지효율을 유지하고 곡면에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유연한 신소재다.

특히 기판 위에 용액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최적 설계'를 찾는 길은 쉽지 않다. 용액 공정만 해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용액의 도포 속도, 피펫(액체를 옮기는 데 사용하는 유리관)과 기판 사이의 간격, 공정 단계 사이 시간이 약간만 달라져도 실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6축 로봇팔은 이 과정에 투입된다. 용액을 박막화하는 과정, 박막을 적층하는 과정을 로봇이 수행하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하는 김범수 광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사람이 실험하다 보면 매뉴얼로는 제어할 수 없는 변수가 있고, 후속 실험을 이어갈 때 이전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100% 완벽하게 전달하기도 어렵다"며 "로봇을 도입하면 실험의 정확도와 재현성을 높이고, 연구의 연속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전지 소자 제작 과정을 시뮬레이션해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디지털 트윈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과제는 올해 완료된다. 김 선임연구원은 "4~5년에 걸쳐 누적된 실험 데이터를 수만 개 수집했다"며 "이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은 태양전지 공정 혹은 소재의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고, 상용화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는 게 화학연 연구팀의 목표다. 김 선임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AI와 자동화 시스템을 적극 개발·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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