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제 복제약 'SB12' 10년 독점공급 계약
자가면역질환약·항암제 이어 현지 PDP 통한 '성과'
기술이전·매출담보 모델로 신흥시장 공략발판 마련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가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에서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의 '독점적 공급권'을 획득했다. 안정적인 매출확보에 더해 제조·공급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축적하며 신흥국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에피스는 20일 브라질 보건부와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SB12'(성분명 '에쿨리주맙')의 제품공급을 위한 현지 파트너십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브라질 정부의 PDP(Productive Development Partnership)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PDP는 브라질 정부의 주도로 글로벌 제약사·현지 제약사·국영 연구기관간 3자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일정기간 제품의 생산기술을 전수하면서 전체 인구의 70%가 참여하는 통합보건의료체계(SUS)에 해당 품목의 독점(최우선) 구매를 10년간 법적으로 보장하는 정책이다.
삼성에피스는 현지 제약사인 '바이오노비스', 국영 연구기관인 '바이아파르마'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SB12의 공급절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에피스는 2019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SB4'('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타너셉트')와 2020년 유방암 등 항암제 'SB3'('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도 PDP 계약을 해 지금까지 600만개가 넘는 제품을 공급했다.
브라질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브라질 제약시장의 성장률은 12%로 △스페인(10%) △미국(9.7%) △이탈리아(9%) 등 글로벌 상위 10대 제약시장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피치솔루션은 브라질 의약품시장의 규모가 2024년 251억달러(약 37조원)에서 2028년 332억달러(약 46조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에쿨리주맙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약 2500억원(1억7000만달러)으로 이번 계약은 삼성에피스가 현지 공공의료 시장의 사업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에피스는 "통상 1~2년 단위로 치열한 약가인하 입찰을 치러야 하는 일반 경쟁시장과 달리 PDP 계약은 앞으로 10년간 브라질 정부 공보험(SUS) 시장에 독점적 또는 최우선 공급지위를 보장받는다"며 "정부 주도의 PDP 제도는 성장하는 브라질 시장공략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에서 이뤄진 연속적인 PDP 계약이 앞으로 다른 국가에 입찰할 때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삼성에피스의 '기술이전+매출담보'라는 상생협력 비즈니스 모델은 의약품의 안정적인 조달과 자국의 생산역량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국가들에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브라질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뿐 아니라 공공의료 비중이 높고 바이오의약품 자국화 정책을 추진하는 동남아시아·중동 등 글로벌 신흥 시장에도 성공적인 사업모델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