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자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시장 과당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벌어진 치열한 가격 경쟁인 이른바 '네이쥐안(內卷·출혈경쟁)'이 해외시장으로 확산하자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이미지와 수익성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공업정보화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전일 '자동차 산업 해외 경쟁행위 및 준법경영 지침'을 공동 발표했다.
지침은 해외시장 경쟁행위 규범화와 해외 현지 준법경영 역량 강화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당국은 특히 해외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가격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지침은 자동차 업체들이 법률과 규정에 따라 부품과 완성차 등의 가격을 적정하게 관리하는 한편,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시장 질서를 교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또 잦고 큰 폭의 가격 조정으로 해외 소비자의 이익과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판매가격 역시 투명하고 명확하게 표시해야 하며 표시된 가격 외에 임의로 추가 비용을 받거나 명시하지 않은 비용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과도한 가격 경쟁은 이미 태국 등 일부 해외시장에서 문제가 됐다. 다수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태국 정부가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을 받은 업체들에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요구한 2022년부터 현지 시장에 물밀듯 진출했고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2024년부터 과잉생산과 업체 간 가격경쟁 격화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과 비슷한 형태의 출혈경쟁이 태국으로 확산되자 현지 소비자들도 반발했다. 2024년 BYD가 판매중인 차량 가격을 지나치게 빠르게 인하하자 기존에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의 항의가 쇄도했다. BYD는 태국 당국과 관련 사태를 논의했고 이후 기존 차주들에게 1년간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에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현재 태국의 신에너지차 생산능력은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자동차 업체들에 현지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차이신은 중국 당국이 이번 지침을 통해 이 같은 해외시장에서의 무질서한 경쟁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침은 자동차 업체들이 진출국의 정치 상황과 거시경제, 자동차 산업 등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분석하도록 했다. 또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위험요인을 점검해 해외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도 높이도록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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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헝가리에서 최근 중국 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의 현지 규제와 연관된 문제가 잇따른다. 헝가리 당국은 지난달 말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에 니켈 노출과 관련한 산업안전 문제를 모두 시정하기 전까지 현지 공장의 배터리셀 생산을 시작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BYD와 중국 배터리 분리막 업체 은첩고분도 환경 규제 준수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왕펑숴 선임 매니징디렉터는 차이신에 "상당수 기업이 유럽 현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 관계는 중시하면서 '사회적 허가'는 경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허가는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지역사회와 노동조합, 비정부기구, 언론과의 관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