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심 흔들]

미국 금융권에 AI(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면서 빅테크 기업 신용부도스와프(CDS)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CDS는 부도에 대비해 발행 회사채의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라클·스페이스X·알파벳·아마존·메타·브로드컴·엔비디아 등 7개 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연동된 CDS 거래량은 지난달 매주 평균 9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7월 주간 평균 거래량이 20억달러에 못 미쳤던 데서 크게 증가한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I와 관련된 미국 투자등급 및 하이일드 채권 CDS 지수의 거래량은 올해 10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이미 지난해 거래량인 9조달러 수준을 넘어섰다. AI 기업들이 막대한 차입을 벌이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번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대규모 차입 대비 수익에 대한 우려는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가 5.5% 하락하면서 수익 둔화 우려를 반영했다. 성장 둔화는 차입금 상환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채권 투자자들이 CDS로 위험을 헤지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 현재 AI 관련 투자(capex)가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2027년에는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감가상각비가 증가함에 따라 그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며 "기업 자금 조달 비용과 가용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AI 기업에 대한 주식 시장 노출을 줄이고 수익 성장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DS 가격 최고치 경신

CDS에 매수세가 몰리자 가격도 올랐다. 메타 회사채에 대한 5년 만기 CDS 스프레드는 이달 108bp(1bp=0.01%포인트)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도 위험 1000만달러를 보증하는 데 연 10만 80000달러가 든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CDS 스프레드도 101bp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라클의 CDS 스프레드는 이날 322bp에 거래돼 연초 144bp의 두배 넘게 뛰었다. 스페이스X도 최근 사상 최고치인 226bp에 거래 됐는데 지난 6월 말 110bp에서 3개월여만에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특히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무담보 채권 수익률이 15%에 달하면서 부실 채권 수준으로 분류됐다. 이에 5년 만기 CDS 스프레드는 1090bp에 거래되고 있다. 1000만달러 규모의 CDS을 매수하려면 182만달러를 선불로 내고 분기별로 12만 5000달러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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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CDS 거래는 신용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이었으나 최근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는 펀드매니저들까지 AI 신용 위험 헤지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모건 스탠리 투자운용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솔루션 그룹 최고 투자 책임자는 "수요의 한 부분은 보유 채권 포트폴리오를 헤지하려는 채권 투자자이고, 다른 한 부분은 기술주 노출에 대한 저렴한 헤지 수단을 찾으려는 멀티에셋 운용사·주식 투자자"라고 분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마니쉬 카브라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CDS는 하이퍼스케일러 투자에서 나아가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심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라며 "시장은 CDS와 잉여현금흐름, 두 가지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