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용 대우인터 사장, 포스코-대우 융합의 고리 역할 해야
19일 저녁 열린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정기총회 및 창립기념식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모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등 화제가 만발했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옛 '대우맨'들은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반갑게 술잔을 기울였다.
대우인의 노래 합창으로 일정이 마무리되고 김 전 회장이 자리를 떠나자 참가자들이 썰물처럼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몇몇 테이블은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김재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옛 대우 원로들은 저마다 김 사장을 불러 세워 잔을 권하고 귀엣말로 뭔가를 당부했다. 김 사장의 얼굴도 술기운 때문인지 유난히 붉게 달아올랐다.
쓰러지던 대우를 마지막까지 지킨 장병주 전 대우그룹 사장(현 세계경영연구회장)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장 전 사장은 "김 사장이야말로 포스코와 대우를 연결하는 유일무이한 가교"라고 말했다. 옛 대우그룹의 본체나 다름없는 대우인터가 최근 포스코에 인수된 것에 대해 염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취재진은 이날 행사장에 과연 김 사장이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제는 대우맨이 아닌 포스코맨이 된데다 포스코의 조직문화 역시 대우 못지않게 독자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희 부회장(전 포스코 사장)이 18일 미얀마 가스전 점검 차 출국한 상황에서 대우인터의 안살림을 도맡은 김 사장이 옛 대우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김 사장은 행사가 시작되자 모습을 드러내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사장은 만찬이 시작되자 직접 술병을 들고 테이블 사이를 누비며 옛 동료들을 일일이 격려하고 보듬었다. 새 주인을 찾은 옛 계열사의 CEO가 고락을 함께한 옛 동지들에게 전하는 석별의 정이었다.
그러나 김 사장의 행보를 이별 수순으로 단순히 해석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사라졌지만 옛 대우의 네트워크는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경영의 선봉이던 대우인터는 이제 포스코의 선봉으로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 그리고 상사사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옛 대우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대우인터가 포스코 패밀리가 된 것은 사실상 옛 대우를 포스코가 끌어안은 것을 의미한다. 이 시점에서 김 사장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바로 포스코와 대우인터라는 상이한 조직의 화합과 시너지 창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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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전 사장은 "김 사장이야말로 대우그룹과 대우인터를 모두 경험하고 이제는 포스코를 지킬 산 증인"이라며 "김 사장의 노하우 없이는 포스코와 대우의 시너지 효과도 요원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고 큰소리쳤다.
장 전 사장의 호기로운 말에 김 사장은 펄쩍 뛰며 그런 말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김 사장을 큰 소리로 찾는 테이블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