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시빅' 반갑지 않은 이유

가격 낮춘 '시빅' 반갑지 않은 이유

최인웅 기자
2011.11.15 08:54

중고차값 뚝… 2009년형 시빅 2.0 감가율 42%, 경쟁모델대비 최고 19% 급락

↑지난 9일 발표한 신형 '시빅'
↑지난 9일 발표한 신형 '시빅'

"며칠만 더 일찍 팔았으면…." 최근 2009년식 '시빅 2.0' 모델을 중고차로 내놓은 양모씨는 후회가 막심하다. 지난 9일 혼다코리아가 9세대 시빅'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8세대 모델보다 낮추는 바람에 중고차 가격이 뚝 떨어진 탓이다.

그는 "중고차 딜러에게 배기량도 다르고 2.0리터 구형모델이 훨씬 성능이 좋다고 설명해봤지만 신차값이 떨어져 시간이 갈수록 시세가 하락할 거란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가솔린 기준 1.8리터와 2.0리터 모델을 함께 판매한 혼다코리아는 이번에 1.8리터의 2개 모델만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격을 최대 600만원까지 낮췄다. 가격은 1.8리터 LX급이 2690만원, EX급이 2790만원으로 1.8리터 기준 2009년 당시 판매가(2910만원)보다 최고 220만원 싸졌다.

또 2010년형과 비교하면 1.8리터급 기본사양은 2690만원으로 동일한데 고급사양으론 100만원 저렴해졌다. 2.0리터급(3390만원)은 현재 1.8리터 EX급보다 600만원 싸졌다.

시빅 하이브리드 역시 기존 1.3리터 모델은 3780만원에 판매됐지만 이번에 1.5리터로 업그레이드된 모델은 90만원 낮은 3690만원에 책정됐다.

이 여파로 중고차 가격이 급락하면서 기존 보유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통상 신차 출시에 따른 가격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신차 가격이 낮은 탓에 손실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고차업체 SK엔카에 따르면 2009년식 시빅 2.0리터 가솔린모델(신차가 3410만원)의 경우 현재 1970만원에 거래돼 감가율이 42%에 달한다. 같은 연식의 폭스바겐 '골프 2.0TDi'(감가율 23%)와 아우디 'A4'(감가율 31%)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가율이 높다.

특히 시빅 2.0리터 모델은 지난달까지 시세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서자마자 2007년식부터 2010년식까지 나란히 100만원씩 떨어졌다. 2010년식 시빅 1.8리터 모델(신차가 2890만원)도 현재 감가율이 25%(2160만원)로 같은 연식의 벤츠 '뉴C클래스'(1.8리터)와 '골프 2.0TDi'의 감가율(19~21%)보다 높다.

2010년형 시빅 하이브리드 역시 중고차 가격은 신차 가격(3780만원) 대비 34% 떨어진 2500만원으로 경쟁모델인 2010년형 '프리우스'(감가율 25%)에 비해 감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높다.

정인국 SK엔카 경영지원본부 이사는 "신차를 출시할 때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내리면 이전 모델의 중고차 가격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업계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가 '저배기량·고효율'을 요구하고 있어 회사의 정책이나 가격도 거기에 맞출 수밖에 없다"며 "일부 고객의 상황 하나하나에 대응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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