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위기, 무더위에 민간발전사만 떼돈번다?

블랙아웃 위기, 무더위에 민간발전사만 떼돈번다?

양영권 기자
2013.08.11 10:13

전국적인 무더위로 전력 수급 경보 2단계인 '관심'이 내려진 지난 9일. 인천에 있는 포스코에너지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 6기도 전체 3000메가와트 규모로 '풀가동'을 하고 있었다.

LNG 발전소는 발전 단가가 높기 때문에 원자력과 석탄 등 비교적 저렴한 연료를 사용하는 이른바 '기저발전'으로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때만 사용된다. 여름철 전력 사용 성수기를 맞아 민간 LNG발전까지 한전의 요구로 모두 전력 생산에 나선 것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원전 부품 비리로 원전 3기가 정지하면서 민간발전사들이 더 바빠졌다.

11일 정계와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난으로 한전이 민간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하는 전력에 대한 비용 부담이 늘면서 민간발전사 전력 가격에 상한을 두거나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한전은 지난 9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1조58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은 부진한 실적에 대해 "원전 3기가 정지해 대체 구입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전력을 구입할 때 발전연료에 따라 차등적으로 가격을 치른다. 지난 6월 기준으로 킬로와트아우어(kWh)당 LNG는 162.4원이었다. 반면 원자력은 48.8원, 석탄은 63.2원을 나타냈다. 기본적으로 원료 가격이 다른데다, 발전 자회사에서 사들이는 전기에 대해서는 일종의 할인율인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단가가 높은 LNG 발전소의 가동이 늘수록 이익이 줄어들거나 손실이 커진다. 반면 민간발전사업자는 매출이 늘고,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상 빠른 속도로 이익이 증가한다.

이 때문에 민간 사업자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가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일부 정치권의 논리다. 다음달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는 시간대별로 전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계통상한가격(SMP)에 상한선을 두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민간발전사의 불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고려하면 이같은 주장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LNG 복합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76.9%에 머물렀다. 석탄발전 90.2%, 원자력발전 83.5%에 비하면 낮다. 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의 경우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94%에 달했다.

민간발전사는 발전소 건설을 위해 투자한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회수해야 하는데, 전기 단가를 높게 받더라도 가동률이 낮으면 회수 기간은 그만큼 길어진다.

업계의 좋은 실적이 발전 단가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SK E&S는 지난해 5조7757억원 매출에 세전이익 8105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이중 LNG 구매 이익이 65%인 5236억원을 차지한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탕구 가스전에서 LNG를 저렴한 가격에 직도입하고 있다.

아울러 한전이 발전자회사에서 생산한 전력을 구매할 때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하고 있지만, 어차피 연결재무제표에서는 자회사의 실적까지 한전의 실적으로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여러 규제를 통해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이 거세지면 결국 민간 기업들이 전력산업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결과를 초래해 전력산업은 다시 공기업 독점구조로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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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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