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위 경쟁력 원천, 동국제강 당진 공장에선 지금

조선 1위 경쟁력 원천, 동국제강 당진 공장에선 지금

당진(충남)=양영권 기자
2014.07.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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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국내 최대 경쟁력 갖춘 동국제강 후판 공장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선박과 해양 플랜트 제조에 사용되는 후판이 만들어지는 모습./사진=양영권 기자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선박과 해양 플랜트 제조에 사용되는 후판이 만들어지는 모습./사진=양영권 기자

5층 아파트 높이는 돼 보이는 거대한 공장 건물로 들어가자 얼굴에 강한 열기가 느껴졌다. 쿵, 쿵, 덜커덩!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두께 20센티미터, 길이 5미터 정도의 검푸른 쇳덩이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태워 섭씨 1150도까지 온도를 높이는 가열로에 들어가자 곧 시뻘겋게 달궈졌다.

쇳덩이는 롤러에 눌려 폭 1미터, 길이 46미터로 늘어났다.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가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재료로 사용되는 '후판'으로 탈바꿈을 시작한 것이다. 7일 방문한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슬라브는 총 1400미터 정도를 이동하면서 선박 제조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얇아지고 길어졌다. 전 과정이 컴퓨터로 제어됐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두께와 길이, 폭의 완제품이 만들어지면 각각의 제품에 식별 기호가 표시됐다.

완성된 후판은 바로 옆 부두로 옮겨진다. 동국제강이 건설해 100% 소유권을 갖고 운영 중인 전용 부두다. 동국제강은 이곳을 통해 슬래브를 도입하고 완제품을 실어 보낸다. 부두에는 광양과 포항, 브라질 등에 실려 온 슬래브가 곳곳에 야적돼 있다. 한쪽에서는 삼성중공업에 해양플랜트용으로 납품되는 고기능 후판이 50톤 규모의 크레인에 의해 배에 실리고 있었다.

◇전세계 해양플랜트 후판 종류 95% 생산= 동국제강 당진 공장은 한국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시작되는 곳이다. 2010년 준공돼 최신 기술력으로 연간 150만 톤의 후판을 생산한다. 8000톤급 컨테이너선 107 척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동국제강 당진공장 전용 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후판을 선적하는 모습. /사진=양영권 기자
동국제강 당진공장 전용 부두에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후판을 선적하는 모습. /사진=양영권 기자

이곳에서는 광폭 조선용 TMCP(온라인 가속열처리) 후판, 압연용기용 후판, 원유수송용 후판, 해양플랜트용 후판 등 최고급 난이도 제품이 생산된다. 세계 10대 선급에서 인증을 받았으며, 미국과 유럽, 노르웨이 등 3개 규격 인증도 받았다.

특히 엑손모빌과 토탈 쉐브론 등 세계 17개 오일 메이저의 석유·가스 개발과 시추에 필요한 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벤더'에 등록돼 있다. 그간 이곳에서 114 종의 신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34개 제품을 추가로 개발했는데, 이는 현재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해양 플랜트용 후판 종류 95%를 커버한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은 이날 회사 창립 60주년을 맞아 당진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당진공장이 특수강과 고급강재에 전문화된 회사로 성장하려는 동국제강의 전략을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남 사장은 "어려운 과정, 힘든 과정을 통해서 최고의 명품이 나온다는 원리가 있다"며 "우리가 힘이 들면 들수록, 땀을 많이 내면 낼수록 회사를 대표하는 명품 후판을 생산하는 당진공장의 위치가 정립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불황이 오더라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회사를 목표로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국제강은 1954년 국내 민간 자본 최초의 철강회사로 설립된 이래 '철강'이라는 한 우물만 판 기업이다. △국내 최초 와이어로드(선재) 생산 △국내 최초 현대식 전기로 도입 △국내 최초 후판 생산 △국내 최초 직류식 전기로 도입 등의 기록이 말해 주듯 철강 산업 발전에 한 몫을 담당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영속성을 가진 ‘페럼(ferrum, 라틴어로 '철'을 뜻함)’처럼 60년, 100년을 넘어 건재하는 동국제강이 되자"고 강조했다.

◇브라질 고로 제철소로 새로운 100년 준비"=동국제강은 이제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 건설 중인 연산 300만톤 규모의 CSP 고로 제철소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CSP는 동국제강(지분 30%)이 국내 철강업체 포스코(20%), 브라질 최대 철광석 회사 발레(50%)와 합작해 현지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재 CSP제철소는 설계 부문 99%, 구매·제작 부문 79%, 건설 부문 33% 등 평균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내년 말부터 쇳물 생산을 시작하고, 2016년 상반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서 건설 중인 고로제철소 현장./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이 브라질에서 건설 중인 고로제철소 현장./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1,714원 ▼41 -2.34%)은 CSP가 가동되면 매출 증대, 원자재 비용 절감 등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CSP가 생산하는 슬래브 300만 톤 가운데 우선권이 있는 160만 톤을 고급강 중심으로 특화해 동국제강의 차세대 고급 후판 기지인 당진공장(연간 150만톤 생산)과 글로벌 일관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남 사장은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정도인데, 연말까지 운용할 자금도 확보한 상태"라며 "오는 9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000억원도 보유 현금으로 전액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차입은 차환을 통해 운영할 계획으로, 현재로서는 재무상태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설에 대해 "페럼타워 매각은 우리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했는데도, 잘 되지 않았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라며 "재무구조 약정 이행 항목에서 절대 우선 순위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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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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