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준공 당시 4대 오일메이저 관계자 참석해 축하...격세지감

삼성중공업(28,600원 ▲500 +1.78%)이 전세계 선주사 접대 목적으로 야심차게 건립한 거제삼성호텔을 준공 11년만에 시장에 내놓는다. 준공 당시 4대 오일메이저가 모여 축하하던 호텔이, 오일메이저의 발주 실종으로 매물로 나오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르면 다음주 중 금융당국에 제출할 자구계획안에 거제삼성호텔을 포함한 1700억원대 부동산 매각 계획이 담길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건조시 짧게는 3~4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거제조선소에 체류하는 선주 및 선급 관계자들을 위해 3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11월 거제삼성호텔을 건립했다. 당시 경남 최초 특1급 호텔로 80실 규모였다.
개관식에는 세계 4대 오일메이저인 BP, BG, 쉘, 쉐브론텍사코 등을 포함해 미국, 일본, 브라질, 카타르 등 20개국 선주사 감독관들과 경상남도 및 거제지역 기관장, 이만수 당시 호텔신라 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거제삼성호텔은 체류 선주사 직원들 외에도 해외 선주들의 조선소 방문, 선박 명명식 전후 열리는 선주초청 연회, 기자재업체 엔지니어들의 업무 출장 등에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삼성호텔 건립 전까지 매년 40여차례 치르는 선박명명식 전후 행사를 부산의 특급호텔에서 치러왔다.
삼성중공업은 당시 거제삼성호텔 개관으로 △행사 소요 시간 및 비용 절감 △선주들의 편의 극대화 △급증하는 외부방문 고객 요구 적기대응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거제삼성호텔은 신라호텔의 위탁경영으로 경남지역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했다. 드릴십 선사인 스웨덴 스테나는 2008~2009년 자사 임직원과 가족을 위해 거제삼성호텔을 두차례 통째로 빌려 머물렀다.
당시 거제삼성호텔 서비스에 감동 받은 스테나는 호텔 직원들을 위한 팁으로만 4000만원 가량을 지불해 화제가 됐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 증축공사를 통해 객실을 166개로 늘렸다. 늘어나는 해양플랜트 및 상선 수요에 따라 호텔을 찾는 고객사 관계자들도 많아졌다. 인근 해금강, 외도, 학동해수욕장 등을 보러 온 국내 관광객들도 1박당 20만원 넘는 거제삼성호텔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 주요 고객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주 가뭄이 지속되며 일감이 줄어, 향후 거제삼성호텔을 찾는 고객사 관계자들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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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 식당에서 안전모 쓰고 작업복 입은 채 아침식사를 즐기는 외국인 엔지니어들의 모습이 거제삼성호텔의 익숙한 풍경이었다"며 "아직까지는 수주물량 소화를 위한 장기 투숙객이 적지 않지만, 지금과 같이 일감이 줄어간다면 그런 풍경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삼성호텔 연면적은 약 4만㎡규모로 매각시 800억~1000억원에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매각 방침만 세웠을 뿐,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매물로 나올 경우 국내 주요 호텔사업자 및 관광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일메이저 등 발주사 임직원을 위해 지었던 호텔이, 발주 가뭄으로 시장에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