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장관 한국GM 부평공장 방문… "조선·해운업 노사에 길 보여준 우수 사례"

26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찾은 인천 부평의 한국GM 공장은 과거 국내 기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정리해고가 이뤄진 현장이다. 동시에 회사와 내부 근로자들의 노력으로 5년여만에 희망자 전원에 대해 복직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조선업 등 국내 기업 상당수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평공장이 노사의 노력으로 정상화를 이룬 모범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는 2000년 최종 부도 처리돼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이에 대우차는 2001년 2월 부평공장 생산직 근로자 1725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단일기업 해고 규모로는 1997년 근로기준법에 경영상 해고 조항이 들어간 이래 최대였다.
민주노총 금속연맹 산하였던 노조는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수용했다. 하지만 이에 항의하는 근로자들이 출근투쟁을 벌여 9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유혈사태가 빚어지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대우자동차는 인원 정리를 끝낸 뒤 미국 제네럴모터스(GM)에 인수돼 2002년 10월 GM대우로 새로 출범했다. 이 때 GM은 부평공장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생산위탁계약만 맺었다. 부평공장은 '대우인천자동차'라는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다만 GM은 △주야 2교대제 가동 △노동 생산성 매년 4% 향상 △노동쟁의로 인한 생산손실이 전세계 GM공장의 2001년 평균 이하 유지 △품질수준이 전세계 GM 차종보다 높을 것 등 4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6년 뒤 인수를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한국GM은 3년만인 2005년 10월 부평공장을 전격 통합했다. 노사가 함께 노력한 덕에 생산량이 2년 만에 3배가 늘고 생산성도 27% 향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칼로스' 등 소형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품질 경쟁력도 인정을 받았다.
부평공장은 1980년대 이후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노동운동이 격한 곳이었지만 노조는 '노사평화를 지킨다'는 약속을 지켜 2006년까지 무분규를 이어갔다. 사측도 2003년 6월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을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기겠다는 결정으로 화답했고, 2006년 5월 부평 2공장 주야 2교대 가동을 앞두고 정리해고 직원 가운데 희망자 1609명 전원이 복직을 완료했다.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근무한 한국GM의 한 간부는 "대규모 인력이 정리해고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정리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킨 사례는 국내 기업을 통틀어 유일했다"며 "회사가 극심한 어려움에 처하면서 회사 없이는 노조도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됐고, 정리해고를 피한 근로자들은 동료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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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권 장관도 이날 "한국GM은 출범 초기에 노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대내외 경쟁력을 회복, 5년 만에 정리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킨 사례가 있다"며 "이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과 해운업 노사에 나아갈 길을 보여준 우수 사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