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합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오는 9월 28일부터 대가성이 없는 선물이나 편의제공이더라도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됐다.
김영란법의 시행이 우리 사회를 좀 더 투명하고 밝은 사회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 법 하나가 우리 사회의 부패를 척결할 수 있을까.

그동안 우리 사회는 부패를 척결하고 투명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왔다.
'심계원', '감찰위원회', '사정위원회', '부정축재처리법', '감사원', '서정쇄신운동', '사회정화위원회', '새질서·새생활운동', '부패방지대책위원회', '반부패특별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형법의 단순수뢰죄, 사전수뢰죄, 수뢰후부정처사죄, 사후수뢰죄, 제3자 뇌물제공죄, 알선수재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부패방지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 범죄 몰수특례법.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제1공화국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만들어진 반부패 관련 위원회와 관련 법령들이다. 이런 정책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이번 김영란법 시행을 통해 알 수 있다.
수많은 제도와 법이 만들어졌음에도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근본적인 부패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가인 사마천은 자신의 저서 사기에서 "법령이 정치의 도구이기는 하나 백성들의 선악과 청탁을 다스리는 근본적인 제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천하의 법망이 그 어느 때보다 치밀했지만, 간교함과 거짓은 도리어 더 악랄해져 혼란이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타는 불은 그대로 둔 채 끓는 물만 식히려는 방식의 정치를 했다고 꼬집었다. 솥에 물이 끓으면 이를 식히기 위해서는 솥 아래에 있는 불을 꺼야 하는데도 끓는 물에 부채질만 하는 꼴이라는 얘기다.
사마천은 혹리열전에서 태평성대를 누린 한나라 고조는 가혹함을 버리고 관대함을 실천했고, 간교함을 누르고 중후함을 내세워 배를 삼킬 정도로 큰 물고기도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 법망(그물망)을 느슨하게 했다고 했다. 나라의 안정은 도덕의 힘에 있지 냉혹한 법령에 의존할 수 없다고 사마천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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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현대의 수학적으로 풀어보면 부패(corruption)의 상관관계는 그 사람의 지위(status), 욕망(desire), 업무의 재량권(불투명성, discretionary authority)의 곱에 비례한다. 여기에 처벌(punishment)은 마이너스 요소다. 부패의 정도는 '(S×D×DA)-P=C'다. 지위가 높을수록, 재량권이 많을수록, 사리사욕이 클수록 부패의 정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사리사욕이 '0'이거나 재량권이 '0'이면 부패가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도덕적으로 사리사욕을 멀리하도록 교육하는 것 외에는 기존의 제도의 권한 행사를 투명하게 만드는 게 우선이다. 쉽게 말하면 '공명정대'한 집행이다.
진나라 개혁가 상앙은 법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법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존에 만들어진 법에 대해 공정하고 공평하게 집행하는 관리들의 자세가 없고서야 새로 만들어진 법도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수천년 이어져 내려온 고대 성현들의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