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셀트리온의 현대차 '시총 추월'이 던진 메시지

[기자수첩]셀트리온의 현대차 '시총 추월'이 던진 메시지

장시복 기자
2018.01.17 05:30

신성장 바이오기업인셀트리온(199,700원 ▼1,800 -0.89%)의 시가총액이 재계 2위의 거대 제조기업현대자동차(489,500원 0%)를 추월하면서 재계에 적잖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셀트리온의 매출 규모는 현대차의 1%도 안된다. 단순히 덩치나 영향력만 놓고 둘을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에 비견될 정도다. 아니, 격차는 그 이상이지만 시장 평가는 달랐다.

주가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얽혀 형성된다. 때문에 이 지표만 가지고 기업 비교 우위를 논하긴 어렵다. 다만 셀트리온 주가에는 현재보단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게 반영됐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돌려 말하면 이 상징적 사건은현대차(489,500원 0%)를 향한 시장의 주의 시그널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지금은 물론 미래차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따끔한 지적이 기저에 깔렸단 얘기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생존을 건 기술 전쟁이 한창이다. 자율주행·친환경차·카셰어링·커넥티드카에 블록체인까지 경계 없는 무한 경쟁이다. 여기에 '품질'은 기본이다.

물론 현대차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3년 세계최초로 양산한 수소차다. 최근 2세대 수소차 '넥쏘'(NEXO)를 공개하며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땅(삼성동 부지) 투자에 골몰한다"는 세간의 오해가 불식되도록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또 이를 널리 알릴 필요도 있다.

창립 반세기를 막 지난 현대차가 혁신을 위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좀더 유연화할 필요도 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해서다.

"일하는 방식이나 모든 게 달라져야 한다. 의사 결정 방식이나 속도에서 IT·ICT 업체보다 더 IT·ICT 업체 같아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 정의선현대차(489,500원 0%)부회장의 상황 인식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아직 '1987년' 시대 정신에 그대로 머문 노사 관계도 꼭 짚고 갈 과제다.

지난해 봄 시작된 임금·단체 협상은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9개월 만에 타결됐다. 중국 사드 보복 등 악재로 실적이 극도로 악화됐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을 쟁취했다. 매해 데자뷔처럼 반복되는 장면이다.

밖에선 현대차 노조를 '그때 그 노동자들'로 안 본다. 파업을 거듭할수록 연대(連帶)가 생기긴커녕 브랜드 인식이 더 악화되는 게 현실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사가 합심해도 모자랄 판이다. 더 늦기 전에 시장의 시그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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