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세 리스크]③의식수준 향상 및 미디어 발달..은밀히 숨겼던 '부적절한 행동'..이젠 '꼼짝마'

기업 창업 3세 경영자들의 '갑질'이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동안 '오너가'와 관련된 '바람직하지 못한' 사건들은 대부분 조용히 묻혔다.
국내 최대 그룹 창업 회장의 후계자였다가 밀려났던 장남이 부친에 대한 원망에 골프장을 찾아가 골프채로 유리창을 깨고, 골프장 지배인을 구타한 사건 등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재벌가의 '부적절한 행동'은 상당수 베일에 가려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970년대 한 대기업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던 한 재계 인사는 "옛날에도 오너가의 '갑질'은 많았다"며 "다만 주변에서 이를 굳이 문제 삼으려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 당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창업 기업가문의 그릇된 행동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배경으로 △의식 수준 향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미디어의 발달 등을 꼽는다.
이인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SNS, 블라인드앱(직장인 익명 앱) 등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만들어진 것도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회사나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인터넷 등에 올릴 경우 이를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조직 입장에서 애초에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또 언제든지 사진 촬영 및 녹음, 녹화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등 첨단 IT기기의 보급은 '증거'를 확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논란에 기름을 붙은 것이 조 전무의 목소리로 알려진 '욕설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다.
사회가 이들의 일탈에 대한 책임을 엄격히 물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교수는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경우 따로 보상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기업도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춰 문제가 생긴 창업 기업가의 임원을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청문하는 절차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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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 3~4세 경영자를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윤리경영은 고사하고 준법경영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의 잘못으로 발생한 기업 이미지 실추 등 투자자들의 손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도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맹 교수는 "현행 상법에 있는 주주대표소송은 물론,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기업 3~4세 경영자들이 최소한 준법경영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