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디스플레이 르네상스]①

"지난해 이맘때를 생각하면 1년 새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죠. 직원들 사이에서 이젠 위기감과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다시 뛰어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요즘 회사 분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6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행진을 끝내고 올 3분기 흑자전환을 앞둔 LG디스플레이의 '희망가'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의 본거지인 파주 곳곳에서 들려왔다.

이날 아침 7시. 경의선 월롱역 앞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으로 향하는 임직원들을 실은 셔틀버스 수십대가 줄지어 이동했다. 파주 전역을 도는 LG디스플레이 셔틀버스만 약 200대. 파주공장 앞은 밤샘 연구·개발을 끝내고 퇴근하는 직원들과 출근하는 직원들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LG디스플레이 공장은 1년 365일 하루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지만 최근엔 더 분주하다. 사업 전 부문이 호재를 맞으며 공장 가동률이 크게 올랐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파주공장 입구는 출입을 위해 대기 중인 협력업체 직원들로 꽉 찼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공장 설비는 끊임없이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최근 사업이 다시 호황을 맞으며 협력업체들도 활기를 띄는 분위기"라며 "코로나발 IT 특수로 공장의 모든 라인을 풀가동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활기를 되찾기까지 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저가공세를 펴자 LG디스플레이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은 궁지에 몰렸다.
LG디스플레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OLED로의 사업구조 대전환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이 코로나19 여파로 늦어지면서 OLED 대세화에 제동이 걸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성과가 가시화된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TV 사업에서 OLED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50%를 넘길 전망이다. 2013년 OLED TV를 처음 선보인 지 7년 만에 연간 출하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올 4분기 OLED TV 출하량은 120만대를 넘으며 내년부터 매 분기마다 100만대 이상 생산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롤러블 OLED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OLED의 확장성을 넓히고 사업기회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P-OLED(플라스틱 OLED) 사업과 고부가 LCD 사업도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증권가는 지난달 초만 해도 3분기 영업적자를 예상하다 지난달 말부터 흑자전환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은 581억원 수준이다. 일부 증권사는 1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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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사업을 철수하고 내년부터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현재 QD 장비 입고가 막바지 단계로 내년 중 양산에 돌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재편'을 최종 승인하면서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성장이 본격화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가 첫 선을 보이는 내년에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르네상스를 맞을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본다. 양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한편, 기술과 품질 차별화로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김기현 이사는 "중국에 따라잡힌 LCD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빠른 제품화를 지속하면서 후발 주자가 추월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중국이 쫓아오더라도 더 뛰어난 품질과 새로운 제품으로 한 발 더 앞서나간다면 격차를 계속 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변하는 현 시점은 한국이 다시 세계 1위로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의 뼈를 깎는 체질개선이 마무리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격차를 유지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