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발표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완화에 대한 국회 입법 논의가 중단된 가운데 연부연납 기간 연장 등 납부방식만이라도 개선해달라는 재계의 요구가 나왔다. 상속세 부담을 덜어줄수록 자본유출을 줄이고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표한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행 상속세 제도가 유지될 경우 상속세수는 2024년 9조6000억원에서 2072년 35조8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상의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 정부의 세수추계 변수 등을 활용해 2072년까지의 장기 상속세수를 분석했다. 상속세가 급증하는 주요 요인은 70세 이상 사망자 수가 2025년 약 26만4000명에서 2072년 약 68만7000명으로 2.6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2000년 이후 과표구간과 세율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 없이 26년째 그대로 유지돼 세금 부담이 계속 커져왔다. 상속세 과세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약 13배 급증했고 총세수 대비 상속세수 비율은 같은 기간 0.29%에서 2.14%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로 상속세는 과거 초부유층 세금에서 점차 중산층까지 체감하는 세금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상속세율(최대주주 할증 포함)은 60%에 달하는 반면 캐나다와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상속세를 폐지했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상속세율도 25% 남짓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은 2025년 기준 개인당 1399만 달러까지 면세다. 즉 부부가 약 400억원 정도는 세금 한 푼 없이 상속할 수 있다.

대한상의는 우선 납부방식만이라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10년인 상속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최소 5년의 거치 기간을 도입 △상장주식도 현물납부를 허용 △주식평가 기간을 기준일 전후 각 2개월에서 2~3년으로 확대해달라는 내용 등이다. 현재는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최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의 혜택을 부여하고 개인과 대기업은 거치 기간 없이 10년 분납만 허용된다.
상속세 실질부담률은 분납 기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재산에 적용되는 10년 분납의 실질부담률은 일시납부 대비 70% 수준인 반면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적용되는 20년 분납은 51.4%, 10년 거치 및 10년 분납은 32.3%까지 낮아진다. 기간별 부담률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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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개인과 대기업 등에 불리한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면 투자와 고용이 촉진돼 GDP(국내총생산) 증가폭이 상속세수 감소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상속세 물납을 상장주식에도 허용해 현금흐름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상속 주식 평가시 상속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시세 평균액 대신 전후 2~3년간의 장기 평균액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기업투자 위축, 주가상승 부담, 경영권 매각 등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며 "상속세 납부방식 개선만으로도 납세자의 실질 부담을 크게 줄여 기업투자 확대와 경제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납부 방식의 유연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