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합의에도… 갈 길 먼 마트 새벽배송

당정 합의에도… 갈 길 먼 마트 새벽배송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6.02.09 04:23

소상공인계 "헌법소원 제기"...업계선 "의무휴업일 완화도"

정부와 여당이 쿠팡 독점견제용으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확산하면서 실제 제도가 도입되기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8일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는 안건이 합의됐다. 유통법에 규정된 영업제한 시간(자정~오전 10시) 규정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온라인 비중확대 등 유통환경 급변화에 따라 현행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시행 시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주변상권을 보호하고 육성·지원하기 위한 상생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청은 다만 구체적인 시행시점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산업발전법 주요 연혁/그래픽=이지혜
유통산업발전법 주요 연혁/그래픽=이지혜

업계에선 이렇게 제도가 바뀌면 쿠팡과 컬리에 집중된 새벽배송 수요를 대형마트가 일부 흡수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산재한 대형마트와 SSM 점포가 약 1800개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 소도시까지 분포해 대규모 추가투자를 하지 않아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지역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제도화로 이어지려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반발을 넘어야 한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완화가 알려진 직후인 지난 6일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전통 슈퍼마켓과 시장을 지원하는 게 온라인 플랫폼의 새벽배송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당정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한다면 헌법재판소에 이 조치의 금지를 촉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에선 이커머스로 기울어진 유통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의무휴업일' 규제도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유통법엔 대형마트와 SSM은 매월 2회 의무휴업일을 시행토록 규정했다. 전 정부에서 지자체 조례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이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제기돼왔다.

한 대형마트업체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매일 장보기가 핵심인데 의무휴업일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면 소비흐름이 끊기고 결국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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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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